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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구독료로 운영…기사의 ‘질과 깊이’로만 승부

글 미국 샌프란시스코 | 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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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의 100%를 구독료로 충당하는 언론, 광고가 전혀 없는 언론, 페이지 뷰(PV)나 방문자 수가 아니라 기사의 질과 깊이로만 승부하는 언론….’
아직은 현실의 높은 벽에 막혀있는 미디어 비즈니스 모델이다. 그러나 불가능해 보이는 이 목표를 현실화하고 있는 언론이 있다. 2013년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출범한 신생 정보기술(IT) 전문 온라인 매체 ‘디인포메이션(The Information)’이다.
이 뉴미디어의 창업주는 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제시카 레신(34). 그는 중학교 때부터 교내 신문 기자로 활동하며 언론인을 꿈꿨다. 2001년 하버드대 역사학과에 입학해 ‘하버드 크림슨’ 기자가 됐다. 2005년 대학을 졸업한 뒤 WSJ에 입사해 8년 간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을 취재하며 IT 전문 기자로 이름을 날렸다.
레신은 왜 WSJ라는 안정된 직장을 박차고 나와 미디어 스타트업을 차렸을까. 왜 ‘첨단 기술의 요람’이라는 실리콘밸리에서 뉴미디어를 운영하면서도 ‘100% 구독료’라는 정공법을 택했을까. 9월 21일 한국 언론 최초로 샌프란시스코 시내 한복판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 있는 ‘디인포메이션’ 본사를 찾아 이유를 물었다.

CHAPTER 1

‘연 399달러 구독료’가 아깝지 않은 기사로 승부

디인포메이션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베이브리지’가 보이는 초고층 건물의 33층에 있었다. 벽면 전체는 지난 4년간 이 매체가 보도한 각종 특종 기사로 빽빽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 수수한 검은색 스웨터 차림의 레신은 ‘뉴미디어 업계의 총아’가 아닌 평범한 대학원생처럼 보였다. 하지만 창업 이유를 설명할 때는 자신의 소신과 회사의 방향, 미디어의 미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레신은 “WSJ 같은 대형 언론이 ‘양’에만 집중하는 데 실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성 언론의 비즈니스 모델은 완전히 무너졌다. 트래픽과 광고 수익만 좇는 언론을 언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독자가 자발적으로 돈을 지불하고픈 욕구를 느낄 정도로 좋은 기사만 쓰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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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인포메이션 본사는 샌프란시스코의 명물 ‘베이브리지’가 보이는 초고층 건물의 33층에 있었다. 벽면 전체는 지난 4년간 이 매체가 보도한 각종 특종 기사로 빽빽했다. 화장기 없는 얼굴, 수수한 검은색 스웨터 차림의 레신은 ‘뉴미디어 업계의 총아’가 아닌 평범한 대학원생처럼 보였다. 하지만 창업 이유를 설명할 때는 자신의 소신과 회사의 방향, 미디어의 미래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레신은 “WSJ 같은 대형 언론이 ‘양’에만 집중하는 데 실망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기성 언론의 비즈니스 모델은 완전히 무너졌다. 트래픽과 광고 수익만 좇는 언론을 언론이라고 할 수 있을까. 독자가 자발적으로 돈을 지불하고픈 욕구를 느낄 정도로 좋은 기사만 쓰면서도 살아남을 수 있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디인포메이션은 웹사이트(www.theinformation.com)에 하루 평균 2건의 기사를 올린다. 소속 기자가 20명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적은 수치. 기사의 대부분은 심층 보도물이다. 세계적인 IT 기업의 최상층부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 회사의 방향과 전략을 둘러싼 논쟁 등을 몇 달간 취재했기 때문이다. 다른 매체에서 볼 수 없는 깊이 있는 보도가 많아 뉴욕타임스(NYT), WSJ 등 쟁쟁한 기성 언론도 디인포메이션 발 기사를 종종 인용한다.
대표적 사례가 올해 3월 단독 보도한 트래비스 칼라닉 전 우버 창업자(41)의 ’한국 술집 방문기’다. 칼라닉의 전 여자친구 개비 홀스워스는 디인포메이션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를 통해 “칼라닉과 우버 임원들이 2014년 서울 출장 당시 여성 접대부가 나오는 술집에 갔다. 이는 ‘빙산의 일각’이며 우버 내에 각종 성차별 문화가 만연해 있다”고 폭로했다. 이후 여러 언론이 우버 내 성차별에 대한 추가 보도를 쏟아내자 칼라닉은 3개월 후 사임했다. IT 업계 전반에 미치는 디인포메이션의 영향력을 잘 보여준다.
독자들은 이런 기사에 열광했고 연간 399달러(약 46만 원)의 구독료를 냈다. 레신은 “현재 유료 구독자가 1만 명 이상”이라며 “구독료로 25명 내외인 직원 월급과 사무실 운영비를 충당할 뿐 아니라 약간의 흑자도 낸다”고 설명했다.

CHAPTER 2

‘퓰리처 수상자’로 채운 뉴스룸

샌프란시스코 중심부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 있는 디인포메이션

디인포메이션 기자 상당수는 퓰리처 상을 받았거나 WSJ, 블룸버그, 로이터, 포천 등 전통 언론의 스타 기자 출신이다. 보장된 미래를 버린 이들은 오로지 레신만 보고 이 작은 뉴미디어를 택했다.
발행인 겸 편집국장 마틴 피어스는 WSJ, 뉴욕포스트 등에서 일한 36년차 기자. 2003년 퓰리처 상 ‘분석 보도(explanatory reporting)’ 부문을 받은 베테랑이다. 레신은 과거 자신의 상사였던 피어스를 회사 출범 10개월 만인 2014년 9월 스카우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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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인포메이션 기자 상당수는 퓰리처 상을 받았거나 WSJ, 블룸버그, 로이터, 포천 등 전통 언론의 스타 기자 출신이다. 보장된 미래를 버린 이들은 오로지 레신만 보고 이 작은 뉴미디어를 택했다.
발행인 겸 편집국장 마틴 피어스는 WSJ, 뉴욕포스트 등에서 일한 36년차 기자. 2003년 퓰리처 상 ‘분석 보도(explanatory reporting)’ 부문을 받은 베테랑이다. 레신은 과거 자신의 상사였던 피어스를 회사 출범 10개월 만인 2014년 9월 스카우트했다.
지난해 3월 합류한 샤이 오스터도 2007년 퓰리처 상 ‘국제 보도(International Reporting)’ 부문 수상자. 20년 넘게 여러 언론의 아시아 지사에서 일하며 중국에 관한 숱한 특종을 쏟아낸 ‘중국통’이다. 그는 현재 홍콩 소재 디인포메이션 아시아 지국장으로 재직하며 알리바바, 샤오미, 소프트뱅크 등 아시아 대형 IT 기업 기사를 쓰고 있다.
레신은 “우리는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각종 특종과 단독 기사를 많이 썼지만 소송과 잡음에 휘말린 적이 없다. 실력 있는 언론인이 ‘사실과 정확성’을 바탕으로 공들여 쓴 기사이기 때문이다. 상당수 기자들이 1달에 1건, 심지어 몇 달에 1건 기사를 쓰지만 간섭하거나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했다.

CHAPTER 3

명사 구독자의 커뮤니티

샌프란시스코 디인포메이션 본사 사무실에서 활짝 웃고 있는 제시카 레신

디인포메이션의 독자 활용법도 독특하다. 웹사이트 상단 ‘커뮤니티’ 코너를 누르면 ‘기여자(contributors)’라는 이름과 함께 유료 구독자의 사진과 프로필이 뜬다. 디인포메이션의 독자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독자 대부분은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주나 에반 스피겔 스냅챗 창업주 같은 IT계 거물,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는 고학력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이런 유명인사의 실명과 프로필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기사 외의 고급 정보를 독자에게 추가로 제공하는 셈이다. 독자가 댓글을 달 때도 그의 실명과 사진이 같이 뜬다. 이를 통해 기자와 구독자, 구독자와 구독자들이 서로 활발하게 소통하고 인맥을 구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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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인포메이션의 독자 활용법도 독특하다. 웹사이트 상단 ‘커뮤니티’ 코너를 누르면 ‘기여자(contributors)’라는 이름과 함께 유료 구독자의 사진과 프로필이 뜬다. 디인포메이션의 독자가 누구인지 쉽게 알 수 있도록 했다.
독자 대부분은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주나 에반 스피겔 스냅챗 창업주 같은 IT계 거물,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는 고학력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이다. 이런 유명인사의 실명과 프로필을 공개하는 것 자체가 기사 외의 고급 정보를 독자에게 추가로 제공하는 셈이다. 독자가 댓글을 달 때도 그의 실명과 사진이 같이 뜬다. 이를 통해 기자와 구독자, 구독자와 구독자들이 서로 활발하게 소통하고 인맥을 구축할 수 있다.
레신은 종종 구독자를 위한 오프라인 행사도 연다. 저커버그가 등장하는 점심 파티, CBS 방송의 유명 앵커 게일 킹이 참석하는 칵테일 파티가 대표적이다. 디인포메이션 유료 구독자들은 이런 행사에 초대 받아 미국 유명인사와 교분을 맺고 이를 가능하게 해 준 레신의 팬이 된다. 당연히 유료 구독자는 더 늘어난다.
본인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이 관련된 기업의 기사를 쓰는 것이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레신은 “주변인의 존경을 얻으려면 더 정직하고 정확한 기사를 써야 한다”며 “기자라는 직업을 갖고 있는 한 타인과의 갈등은 일정부분 불가피하다”고 했다.
콘텐츠 산업이 번창하는데도 전통 미디어가 눈에 띄게 쇠퇴하는 상황에서 저널리즘의 존재 의의를 어떻게 정의하는 지 궁금했다. 레신은 “현재 세계 미디어 업계의 혼란과 무질서는 오히려 ‘퀄리티 저널리즘’의 기회다. 광고나 PV에 구애받지 않는 훌륭한 기사, 소셜미디어와 알고리즘에 좌우되지 않는 기사야말로 사람들이 정확한 정보를 통해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도와주는 유일한 도구”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각에서 ‘디인포메이션’을 IT 전문 매체라고 국한하지만 IT는 자동차, 소매 등 기존 굴뚝 산업을 모두 총괄한다”고도 덧붙였다. IT 산업에서 일어나는 결정이 인류 전체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우리 구독자들이 좋은 기사를 읽고 옳은 결정을 내리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경영자 역할을 하느라 최근 기사를 쓸 기회를 거의 가지지 못했다는 레신. 현업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기사를 쓰고 싶으냐고 묻자 “무인 자동차와 핀테크 산업에 관심이 많다. 나의 본질과 천성은 언제나 기자”라며 활짝 웃었다.

CHAPTER 4

사실상 가족 기업

제시카 레신(중앙)과 그의 남동생 매트 바셀라로(왼쪽), 남편 샘 레신

제시카 레신은 이른바 ‘미국판 금수저’다.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 교육을 받았고 본인과 가족 모두 미국 명문대를 졸업했다.
그와 ‘디 인포메이션’의 성공에 특히 큰 도움을 준 세 사람이 있다. 바로 친정 아버지, 남편, 남동생이다. 디인포메이션이 가족기업 형태로 운영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부친은 대형 사모펀드 TPG 캐피탈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제롬 바셀라로(65). 브라운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MBA) 출신으로 2006년 TPG에 합류하기 전 맥킨지 컨설팅에서 28년간 근무했다.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세계적 대기업의 인사 전략 등을 자문한 조직관리 전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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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카 레신은 이른바 ‘미국판 금수저’다. 상류층 가정에서 태어나 고등 교육을 받았고 본인과 가족 모두 미국 명문대를 졸업했다.
그와 ‘디 인포메이션’의 성공에 특히 큰 도움을 준 세 사람이 있다. 바로 친정 아버지, 남편, 남동생이다. 디인포메이션이 가족기업 형태로 운영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부친은 대형 사모펀드 TPG 캐피탈의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제롬 바셀라로(65). 브라운대 경제학과,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MBA) 출신으로 2006년 TPG에 합류하기 전 맥킨지 컨설팅에서 28년간 근무했다. 제너럴 일렉트릭(GE) 등 세계적 대기업의 인사 전략 등을 자문한 조직관리 전문가다.
그는 딸이 어렸을 때부터 늘 “훌륭한 사람들과 같이 일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레신은 “아버지의 말에 100% 동의한다. 뛰어난 기자만이 훌륭한 기사를 쓸 수 있다. 그래서 스타 기자를 채용하는데 공을 들였다”고 했다.
레신의 동갑내기 남편 샘(34)은 하버드대 사회학과 출신으로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주의 친구다. 2014년까지 페이스북 상품 관리 담당 부사장으로 일한 IT 분야의 젊은 실력자다. 2014년 9월부터 ‘디인포메이션’에서 ‘인턴’으로 재직하며 부인을 외조한다. 이와 별도로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 ‘핀’의 공동 창업자로도 일하고 있다.
레신의 남동생 매트 바셀라로는 브라운대에서 기호학을 전공하고 폭스, 소니 등 미 방송사 등에서 동영상 제작 관련 일을 했다. 현재 디인포메이션의 비주얼 콘텐츠 관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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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컬 콘텐츠의 최강자 ‘도도’를 가다

글 미국 뉴욕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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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셜미디어 분석업체 ‘튜블라’는 매달 페이스북에서 조회 수가 높은 세계 동영상 콘텐츠 제작업체 순위를 발표한다. 2017년 9월 무려 12억 건의 조회 수로 6위를 차지한 회사는 ‘도도(The Dodo)’. 2014년 1월 출범한 미국의 동물 관련 버티컬 미디어(‘수직’을 뜻하는 영어 Vertical처럼 특정 주제만 전문적이고 깊게 다루는 매체)다.
‘도도’는 멸종한 새 이름이다. 16세기까지 인도양 모리셔스 섬에서 번성했지만 포르투갈 선원들이 상륙한 지 100년 만에 인간의 남획으로 사라졌다. 천적이 없어 날지 못할 정도로 날개가 퇴화했음에도 자신을 사냥하려는 인간을 두려워않고 가까이 한 탓이다. 그래서 포르투갈 어로 ‘바보’를 뜻하는 ‘도도’란 이름이 붙었다.
도도새는 멸종했지만 뉴미디어 ‘도도’의 성장세는 눈부시다. 11월 17일 현재 도도 페이스북 페이지의 구독자는 1660만 명. ‘뉴욕타임스(1476만 명)’, ‘워싱턴포스트(606만 명)’, ‘가디언(776만 명)’ 등 쟁쟁한 유력 매체의 페이스북 구독자보다 많다. 그래서 미국 언론은 도도를 인근에 위치한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 사무실 공유 서비스 위워크 등과 함께 ‘실리콘앨리(실리콘밸리와 ’뒷골목‘을 뜻하는 영어 Alley의 합성어로 맨해튼 남서부의 스타트업 밀집지)’ 대표 기업으로 부른다.
도도의 전체 직원은 60명, 이중 기자는 5명뿐이다. 그런데 어떻게 약 3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버티컬 미디어가 됐을까. 8월 2일 뉴욕 맨해튼 남부 소호에 있는 도도 본사를 찾았다.

CHAPTER 1

‘동물+인간+시사’ 이슈 결합

‘도도(The Dodo)’는 동물의 권리와, 동물과 인간의 관계를 생각하는 동물 전문 미디어를 표방하며 2014년 1월 문을 열었다.

기자를 맞이한 이는 2015년 11월부터 도도 사장을 맡고 있는 김유정 씨(33). 그는 미국 시카고에서 나고 자란 재미교포 2세다. 프린스턴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월가 금융사 크레디 스위스에서 근무했다. 젊은 나이에 많은 돈을 벌었지만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싶어’ 미디어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김 사장은 사무실에서 동영상 콘텐츠 촬영이 있다며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그는 영어로 “이 곳 분위기 좋죠? 한국으로 치면 홍대나 압구정 같은 곳이에요”라고 설명했다. 한국어는 서툴지만 2년에 한 번은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고국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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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맞이한 이는 2015년 11월부터 도도 사장을 맡고 있는 김유정 씨(33). 그는 미국 시카고에서 나고 자란 재미교포 2세다. 프린스턴대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은 뒤 월가 금융사 크레디 스위스에서 근무했다. 젊은 나이에 많은 돈을 벌었지만 ‘가슴이 뛰는 일을 하고 싶어’ 미디어 스타트업에 합류했다.
김 사장은 사무실에서 동영상 콘텐츠 촬영이 있다며 인근 카페로 자리를 옮기자고 했다. 그는 영어로 “이 곳 분위기 좋죠? 한국으로 치면 홍대나 압구정 같은 곳이에요”라고 설명했다. 한국어는 서툴지만 2년에 한 번은 한국을 방문할 정도로 고국에 관심이 많아 보였다.
도도는 1달에 약 45초~2분의 짧은 동영상 콘텐츠를 200~300개씩 생산한다. 콘텐츠는 크게 ‘반려동물(close to home)’ ‘농장동물(on the farm)’ ‘야생동물(in the wild)’ 3개로 나뉜다. 김 사장은 “일각에서 ‘동물 이야기는 어린이나 보는 것’이라고 하지만 단순한 애완동물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했다. 인간의 학대로 부리를 잃은 독수리가 ‘3D 프린팅’이란 첨단 기술로 새 부리를 얻고, 멸종 위기에 처한 고래를 살리기 위한 노력 등 동물, 인간, 시사를 결합한 콘텐츠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도도 구독자 수는 미국 대선에 관한 정치 기사가 세계 미디어를 점령한 2016년 11월에도 꾸준히 늘었다. 그는 “‘이미 지친 퇴근길에 트럼프 관련 뉴스를 읽으며 스트레스를 더 받고 싶지 않다’는 독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CHAPTER 2

소셜미디어에 따라 제목과 편집 특화

도도는 한 달에 45초~2분 사이 동영상을 200~300개씩 제공하고 있다.

도도 독자의 절대 다수는 1980년 대 초부터 2000년 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 전체 독자의 65%가 여성이며 이들 대다수는 어린 자녀를 둔 28~34세의 엄마다.
김 사장은 “사용자의 70%는 도도 웹사이트(www.thedodo.com)가 아니라 페이스북, 유튜브, 스냅챗 등 소셜미디어로 도도 콘텐츠를 본다”며 “같은 내용이라도 소셜미디어 특징에 따라 제목과 소개 문구를 완전히 다르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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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 독자의 절대 다수는 1980년 대 초부터 2000년 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 전체 독자의 65%가 여성이며 이들 대다수는 어린 자녀를 둔 28~34세의 엄마다.
김 사장은 “사용자의 70%는 도도 웹사이트(www.thedodo.com)가 아니라 페이스북, 유튜브, 스냅챗 등 소셜미디어로 도도 콘텐츠를 본다”며 “같은 내용이라도 소셜미디어 특징에 따라 제목과 소개 문구를 완전히 다르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접 스냅챗 뉴스 페이지에서 한 영상을 보여줬다. 염소 한 마리가 건물의 통유리를 뿔로 들이받아 깨는 CCTV 영상. 미 10대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소셜미디어인 스냅챗에서의 제목은 “염소가 카메라 앞에서 ‘진짜 미친 짓’을 한다(Goat does ‘the craziest thing’ on camera)”다. 유튜브 제목은 ‘염소가 아무 이유 없이 창문을 박살내다(Goat Smashes Windows For No Reason)’.
김 사장은 “10대 이용자가 많은 스냅챗에선 발랄하고 톡톡 튀는 제목을, 연령대가 높은 유튜브나 페이스북에선 점잖은 제목을 쓴다”고 설명했다.

CHAPTER 3

전통 언론의 뉴스룸 구조 탈피

도도에 소속된 기자는 단 5명뿐이다. 이들은 동영상의 스토리를 발굴하고 자막을 넣는 역할을 한다.

현재 도도 직원 60명 중 58%에 해당하는 35명은 동영상 촬영 및 편집을 담당한다. 그 다음으로 많은 인력인 10명이 이용자 분석과 호응도 등 소셜미디어 데이터 분석을 전담한다. 이어 경영직 7명, 기자 5명 순이다.
기자들의 주 업무는 콘텐츠 선정 및 자막 작업이다. 자체적으로 어떤 동영상을 촬영할지를 결정하고, 독자나 동물 애호단체가 제공해 온 동영상 중 어떤 것을 쓸지 고르고, 그 안에 적절한 자막을 넣는 일이다. 취재 및 기사 쓰기에만 치중하는 전통 언론의 기자와 달리 프로듀서(PD)와 카피라이터의 역할까지 겸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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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도도 직원 60명 중 58%에 해당하는 35명은 동영상 촬영 및 편집을 담당한다. 그 다음으로 많은 인력인 10명이 이용자 분석과 호응도 등 소셜미디어 데이터 분석을 전담한다. 이어 경영직 7명, 기자 5명 순이다.
기자들의 주 업무는 콘텐츠 선정 및 자막 작업이다. 자체적으로 어떤 동영상을 촬영할지를 결정하고, 독자나 동물 애호단체가 제공해 온 동영상 중 어떤 것을 쓸지 고르고, 그 안에 적절한 자막을 넣는 일이다. 취재 및 기사 쓰기에만 치중하는 전통 언론의 기자와 달리 프로듀서(PD)와 카피라이터의 역할까지 겸하는 셈이다.
김 사장은 “전통 매체에 몸담았던 기성 언론인이 우리의 일을 ‘배워서’ 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변화무쌍한 뉴미디어 시장과도 맞지 않는다”고도 했다.
그래서인지 도도 뉴스룸 안에서는 기사 쓰기, 취재 및 인터뷰 기법 강의 같은 기성 언론의 도제식 교육이 없다. 간단한 콘텐츠 작성 훈련이 끝나면 기자 개개인이 모두 출고 권한을 가진다. 선배 기자나 편집자의 데스킹 없이 알아서 동영상을 만들고 내보낸다. 일단 콘텐츠를 출고하면 소셜미디어 팀이 해당 영상의 조회수, 구독자 분포 등을 분석해준다. 이를 다음 기사에 반영해 더 많은 조회수를 얻는 동영상을 만드는 식이다.
개별 동영상의 조회 수가 1500만 건을 넘으면 회사 차원의 치하가 있다. 컵케이크와 샴페인을 가져와 직원 전체가 작은 파티를 연다. 김 사장은 이 작은 행사가 직원들에게 상당한 동기를 부여한다고 했다. 그는 “동영상 중간에 등장하는 짧은 자막이 독자 호응도를 좌우한다. 슬픈 내용이라도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도도 기자의 능력”이라고 강조했다.

CHAPTER 4

수익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창출

‘도도 임팩트’ 페이스북 동영상 캡처. 캠페인성 동영상을 제작해 특정 단체,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킨다.

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매체답게 도도의 주 수익도 소셜미디어에서 나온다. 지난해 스냅챗과 유료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고 올해 5월부터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는 동영상에 중간 광고를 삽입하고 있다.
도도는 2016년 9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와 별도로 ‘도도 임팩트’ 페이스북 페이지도 개만들었다. 동물 보호단체, 기업, 독자 등과 함께 기획한 캠페인성 동영상을 게재한다. 이 ‘도도 임팩트’의 구독자 수도 벌써 300만 명에 육박했다.
도도 임팩트는 특정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킨다는 점에서 네이티브광고(NA)와 유사하다. 김 사장은 “액수를 밝힐 순 없지만 현재 이 네이티브광고 수익이 매월 도도 수익의 40~70%를 차지한다”며 “내년에는 이 수익 비중의 변동성을 낮춰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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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매체답게 도도의 주 수익도 소셜미디어에서 나온다. 지난해 스냅챗과 유료 콘텐츠 공급 계약을 맺었고 올해 5월부터는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리는 동영상에 중간 광고를 삽입하고 있다.
도도는 2016년 9월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와 별도로 ‘도도 임팩트’ 페이스북 페이지도 개만들었다. 동물 보호단체, 기업, 독자 등과 함께 기획한 캠페인성 동영상을 게재한다. 이 ‘도도 임팩트’의 구독자 수도 벌써 300만 명에 육박했다.
도도 임팩트는 특정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노출시킨다는 점에서 네이티브광고(NA)와 유사하다. 김 사장은 “액수를 밝힐 순 없지만 현재 이 네이티브광고 수익이 매월 도도 수익의 40~70%를 차지한다”며 “내년에는 이 수익 비중의 변동성을 낮춰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콘텐츠를 만들면서 돈도 벌 수 있음을 우리가 보여 주겠다”며 “많은 언론이 미디어 산업의 위기를 논하지만 ‘불평(whining)’만 하기보다 힘껏 뛰고 싶다”고 말했다.

CHAPTER 5

레러 패밀리 후광

도도 창업자인 이지 레러(중앙)와 그의 아버지인 버즈피드 회장 케네스 레러(오른쪽), 오빠 벤 레러

도도’의 급성장에는 미국 미디어 업계의 거물 ‘레러 패밀리’의 후광 효과도 있다. 도도의 공동 창업자 이지 레러(32)의 아버지 케네스 레러는 ‘허핑턴포스트(현 허프포스트)’의 공동 창업자이자 역시 대표 뉴미디어인 ‘버즈피드’의 현 회장이다. 그의 오빠 벤 레러도 라이프스타일 전문 디지털 매체 ‘스릴리스트(Thrillist)’의 창업자다. 케네스 레러 부자는 뉴미디어 전문 투자회사 ‘레러 히포 벤처스(LHV)’도 창업했다.
이런 가족을 둔 덕분에 이지 레러는 2014년 초 도도 창업 당시 유명 벤처 캐피탈들로부터 200만 달러(약 23억 원)를 투자받았다. 같은 해 9월에는 디스커버리 등 4개 회사가 468만 달러(약 53억 원)를 또 투자했다. 든든한 투자금 덕에 돈벌이에 대한 부담 없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인지도를 알리는 데만 주력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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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도’의 급성장에는 미국 미디어 업계의 거물 ‘레러 패밀리’의 후광 효과도 있다. 도도의 공동 창업자 이지 레러(32)의 아버지 케네스 레러는 ‘허핑턴포스트(현 허프포스트)’의 공동 창업자이자 역시 대표 뉴미디어인 ‘버즈피드’의 현 회장이다. 그의 오빠 벤 레러도 라이프스타일 전문 디지털 매체 ‘스릴리스트(Thrillist)’의 창업자다. 케네스 레러 부자는 뉴미디어 전문 투자회사 ‘레러 히포 벤처스(LHV)’도 창업했다.
이런 가족을 둔 덕분에 이지 레러는 2014년 초 도도 창업 당시 유명 벤처 캐피탈들로부터 200만 달러(약 23억 원)를 투자받았다. 같은 해 9월에는 디스커버리 등 4개 회사가 468만 달러(약 53억 원)를 또 투자했다. 든든한 투자금 덕에 돈벌이에 대한 부담 없이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인지도를 알리는 데만 주력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도도가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끌자 추가 투자가 뒤따랐다. 2016년 10월 미 대형 미디어업체 디스커버리 커뮤니케이션스는 도도, 스릴리스트, 나우디스(영상뉴스 전문 매체), 시커(미래혁신 전문 매체)’ 등 4개의 뉴미디어를 합해 지주회사인 ‘그룹나인미디어’를 설립하고 1억 달러를 투자했다. 도도는 이중 3000만 달러(약 339억 원)를 받았다.
현재 그룹나인미디어의 직원은 총 500명. 소속 4개 뉴미디어는 재무, 영업팀을 공유한다. 김유정 도도 사장은 “미디어 스타트업이 가장 고전하는 부분이 판매와 영업이다. 그룹나인미디어 영업팀이 우리의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고 영업을 대신해줘 콘텐츠 생산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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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신문 성공한 메디아파르트 창업자 에드위 프레넬

글 프랑스 파리 |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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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구독자만이 우리를 살릴 수 있다(Seuls nos lecteurs peuvent nous acheter).”
2008년 3월 등장한 한 프랑스 온라인 신문의 준엄한 외침이다. 세계 최고 여성 갑부로 유명한 고(故) 릴리앙 베탕쿠르 로레알 상속녀,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제롬 카위작 전 예산장관 등 프랑스 권력자에 대한 잇따른 권력형 비리 폭로 기사로 유명한 ‘메디아파르트(Mediapart)’다.
‘미디어(media)’와 ‘참여(participation)’를 결합한 회사명에서 알 수 있듯 메디아파르트는 독자 참여를 중시한다. 1달의 11유로(약 1만4000원) 구독료를 내야 볼 수 있지만 유료 구독자가 15만 명이 넘는 이유다. 싱가포르, 독일 등 여러 국가에서 메디아파르트를 성공한 디지털 신문의 표본으로 보고 벤치마킹하고 있을 정도다.
메디아파르트는 2008년 3월 프랑스 대표 일간지 르몽드 전 편집국장을 지낸 에드위 프레넬(Edwy Plenel·65) 씨를 필두로 열 명 남짓한 기자들이 창간했고 이후 9년 간 점점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9월 25일 파리 시내에 위치한 메디아파르트 본사를 찾았다.

CHAPTER 1

타지를 압도하는 심층 취재

기자를 맞이한 창업주 프레넬 씨는 “우리 홈페이지에서는 속보성 기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속보성 기사를 보려고 찾아오는 공간이 아니다. 구독자들은 우리 온라인 기사에 기꺼이 돈을 지불했다. 이곳에 기사가 ‘좋은 기사’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권력과 자본력을 가진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것을 취재해 밝혀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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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맞이한 창업주 프레넬 씨는 “우리 홈페이지에서는 속보성 기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속보성 기사를 보려고 찾아오는 공간이 아니다. 구독자들은 우리 온라인 기사에 기꺼이 돈을 지불했다. 이곳에 기사가 ‘좋은 기사’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공권력과 자본력을 가진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것을 취재해 밝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권력형 비리를 파헤치는 보도에 치중한 결과, 메디아파르트는 프랑스판 ‘프로 퍼블리카(Pro Publica)’로도 불린다. 미국 탐사보도 전문매체 프로 퍼블리카는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고립된 병원에서 대피가 불가능한 환자들을 안락사시켰다” 등을 보도해 온라인 매체 최초로 2년 연속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실제 메디아파르트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기사들은 대부분 ‘단독’이거나 심층 취재의 결과물이다. 기사를 더 읽고 싶으면 한 달의 11유로, 구독하세요“ 라는 배너 광고가 뜬다.
프레넬 씨는 ”하루 평균 300만 명이 웹사이트를 방문한다. 공짜로 읽을 수 있는 기사는 속보성 기사 뿐이고 심층 기획 기사를 보려면 유료 구독을 해야 한다. 많은 독자들이 기사 앞 부분만 보고도 좋은 기사라고 확신해 기꺼이 구독료를 지불하고 있다“고 했다.

CHAPTER 2

애독자 만드는 비결 ‘참여’

메디아파르트는 구독자들이 온라인 게시판에 직접 쓴 칼럼이나 기사를 골라 홈페이지에 노출시킨다. 이것은 애독자를 만드는 비결로 꼽힌다.

메디아파르트는 올해 창간 9주년을 맞았다. ”인터넷 광고 없이 구독료만 운영하겠다“는 초기 수익 모델을 고수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건 애독자 덕분이다. 프레넬 씨는 메디아파르트 사무실에서 특별한 공간을 보여주겠다며 사무실로 안내했다. ‘르 클럽(Le club)’ 부서였다.
메디아파르트 웹사이트의 3분의 2는 기자들이 보도한 내용, 나머지 3분의 1은 ‘르 클럽’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르 클럽에는 기자가 아니라 독자들의 쓴 글이 올라간다. 구독자라면 르 클럽에 기사를 쓸 수 있다. 일종의 시민 기자로 활동하는 셈이다. 메디아파르트는 독자들의 공간인 르 클럽을 홈페이지에 기자들의 기사와 함께 노출시키는 전략을 썼다. 이는 마치 독자들도 메디아파르트 소속 기자가 된 듯한 소속감을 안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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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아파르트는 올해 창간 9주년을 맞았다. ”인터넷 광고 없이 구독료만 운영하겠다“는 초기 수익 모델을 고수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했던 건 애독자 덕분이다. 프레넬 씨는 메디아파르트 사무실에서 특별한 공간을 보여주겠다며 사무실로 안내했다. ‘르 클럽(Le club)’ 부서였다.
메디아파르트 웹사이트의 3분의 2는 기자들이 보도한 내용, 나머지 3분의 1은 ‘르 클럽’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 르 클럽에는 기자가 아니라 독자들의 쓴 글이 올라간다. 구독자라면 르 클럽에 기사를 쓸 수 있다. 일종의 시민 기자로 활동하는 셈이다. 메디아파르트는 독자들의 공간인 르 클럽을 홈페이지에 기자들의 기사와 함께 노출시키는 전략을 썼다. 이는 마치 독자들도 메디아파르트 소속 기자가 된 듯한 소속감을 안겨준다.
프레넬 씨는 ”온라인이라 가능한 ‘소통’과 ‘참여’ 부분을 극대화했다. 일방적으로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사는 오래 갈 수 없다. 인터넷 언론사라 가능한 건 독자 참여형 언론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사무실 중간에 위치한 테이블 위 천장에는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볼법한 조명이 설치돼있었다. 이유를 묻자 ”인터뷰이를 이곳으로 불러 인터뷰를 하는데 카메라 촬영도 함께 한다“고 말했다. 이때 촬영한 영상은 메디아파르트 홈페이지 ‘르 스튜디오(Le studio)’에 올라간다.
에마뉘엘 마크롱 현 프랑스 대통령도 올해 5월 5일 대선 이틀 전인 같은 달 3일 메디아파르트와 인터뷰를 했다. 그 장소 역시 이 ‘르 스튜디오’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앞으로도 매년 메디아파르트를 찾겠다“고 공언했다.

CHAPTER 3

기사 이해를 도와주는 쉬운 편집

메디아파르트는 속보성 기사를 쓰지 않는다. 심층 기획물로 애독자를 확보한다

메디아파르트는 종이 신문 구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기존 디지털 기반 매체들이 기사를 배열하는 방식과 다르게 편집했다. 해당 사안과 관련된 모든 내용의 기사들을 한 공간에 모아두는 것이다. 웹사이트 내 ‘도시에(Dossiers)’ 이름의 카테고리가 이러한 공간이다. 우리 말로는 ‘사건 기록’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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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아파르트는 종이 신문 구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기존 디지털 기반 매체들이 기사를 배열하는 방식과 다르게 편집했다. 해당 사안과 관련된 모든 내용의 기사들을 한 공간에 모아두는 것이다. 웹사이트 내 ‘도시에(Dossiers)’ 이름의 카테고리가 이러한 공간이다. 우리 말로는 ‘사건 기록’에 해당한다.
독자가 사건의 인과관계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짧게는 수 개월, 길게는 수 년간에 걸쳐 취재하고 보도된 내용들이 날짜 별로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독자는 이 공간에서 모든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프레넬 씨는 ”구글이나 다른 디지털 언론사를 찾아가 기사를 검색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 우리는 메디아파르트를 구독해야하는 이유를 독자에게 끊임없이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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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nivirt

옴니버트 공동 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 인터뷰

체험하듯 생생한 뉴스… VR로 ‘몰입 저널리즘’ 시대 열다

글 미국 샌프란시스코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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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미디어가 콘텐츠를 100% 직접 만들어야만 할까요? 남이 만든 콘텐츠를 가공하거나 널리 전파하는 것 또한 미디어의 역할 아닐까요?”
미국 샌프란시스코 소재 가상현실(VR) 동영상 전문 매체 ‘옴니버트’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운영책임자(COO)인 마이클 러커(31)는 기자에게 이렇게 반문했다. 옴니버트는 2015년 12월 출범한 직원 10명의 신생 회사. 전통적 의미의 언론이기보다 정보기술(IT) 회사에 더 가깝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지금 우리를 뉴미디어로 보지 않는 사람들도 몇 년 안에 미디어로 인정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옴니버트의 기술과 플랫폼으로 재탄생한 콘텐츠가 독자에게 새로운 정보를 전한다는 점에서 미디어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그는 VR를 이용하면 사람들이 뉴스를 ‘소비’하지 않고 ‘체험’하기에 해당 콘텐츠를 더 오래, 더 깊이 각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른바 ‘몰입 저널리즘’이 가능해진다는 뜻이다.

CHAPTER 1

별도 앱과 헤드셋 없이 즐기는 VR

자체 홈페이지에서 작동하는 360도 VR 콘텐츠를 시연하는 마이클 럭커.

8월 4일 지역 명물이자 프로야구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안방인 AT&T 파크 인근 카페에서 러커 창업자를 만났다. 180cm가 넘는 큰 키와 짧은 갈색 머리의 그는 한눈에 봐도 에너지가 넘쳤다. 기자와의 인터뷰가 오늘 네 번째 미팅이라면서도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예일대와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구글과 유튜브의 콘텐츠 전략 분야에서 일했다. 공동 창업자인 태국 출신의 브래드 파이산(32)도 그의 구글 동료다. 둘은 “동영상 콘텐츠의 미래는 모바일 VR에 있다”며 창업을 감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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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4일 지역 명물이자 프로야구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안방인 AT&T 파크 인근 카페에서 러커 창업자를 만났다. 180cm가 넘는 큰 키와 짧은 갈색 머리의 그는 한눈에 봐도 에너지가 넘쳤다. 기자와의 인터뷰가 오늘 네 번째 미팅이라면서도 지친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는 예일대와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 출신으로 구글과 유튜브의 콘텐츠 전략 분야에서 일했다. 공동 창업자인 태국 출신의 브래드 파이산(32)도 그의 구글 동료다. 둘은 “동영상 콘텐츠의 미래는 모바일 VR에 있다”며 창업을 감행했다.
옴니버트의 나머지 직원 8명도 구글 등 쟁쟁한 IT 기업 출신이며 대부분이 기술자일 정도로 ‘기술 우선’을 기치로 삼는다.
러커 창업자는 “아직도 별도의 앱을 내려받고 헤드셋을 쓰지 않으면 일반 360도 영상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에서 VR로 감상하기 어렵다”며 “하지만 옴니버트 기술로 재탄생한 360도 영상은 웹 브라우저나 모바일 운영체제(OS)에 관계없이 거의 모든 디지털 기기에서 완벽하게 재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모건스탠리와 함께 만든 3분짜리 기후변화 캠페인 360도 동영상을 보여줬다. 처음에 광활한 우주가 등장하고 지구, 태평양, 산호섬으로 점점 좁혀진 뒤 마지막에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키리바시공화국이 등장했다. 그는 이어 한 편의 그림 엽서 같은 키리바시 풍경을 구석구석 보여줬다. VR 동영상 전용 헤드셋 없이 스마트폰 화면 속임에도 3D 화면을 보는 듯 생생한 입체감이 느껴졌다.
잠시 후 동영상 속 파도 위에 ‘키리바시에 남은 땅이 거의 없다’는 취지의 문구가 떴다.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을 우려하는 그 어떤 기사보다 이 짧은 동영상이 가슴에 와 닿았다. ‘VR는 몰입 저널리즘을 위한 최적화 도구’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순간이었다.

CHAPTER 2

수익 모델은 광고

360도 VR로 흥미를 높인 광고는 일반 광고에 비해 클릭률이 두 배 이상 높고 몰입 시간도 평균 1분 이상으로 길다.

옴니버트 웹사이트(omnivert.com)는 VR 콘텐츠 제작 및 공유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한다. 누구든 자신이 촬영한 360도 영상을 VR 전용 콘텐츠로 바꾸고 웹사이트에 올릴 수 있다.
이 사이트 왼쪽 상단에는 지금까지 자사 플랫폼에서 생산된 VR 콘텐츠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달했는지 수치가 보인다. 러커 창업자와 만났던 8월 4일에는 총 6억5000만 회였으나 11월 28일 현재 7억5000만 회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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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버트 웹사이트(omnivert.com)는 VR 콘텐츠 제작 및 공유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한다. 누구든 자신이 촬영한 360도 영상을 VR 전용 콘텐츠로 바꾸고 웹사이트에 올릴 수 있다.
이 사이트 왼쪽 상단에는 지금까지 자사 플랫폼에서 생산된 VR 콘텐츠들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도달했는지 수치가 보인다. 러커 창업자와 만났던 8월 4일에는 총 6억5000만 회였으나 11월 28일 현재 7억5000만 회를 넘어섰다.
옴니버트는 플랫폼을 무료로 제공하지만 돈을 버는 건 광고다. 모건스탠리 등 기업체가 옴니버트 기술을 사용해 자사 광고를 VR 동영상으로 제작한다. 이때 해당 기업으로부터 VR 동영상에 대한 기술 사용료를 받는다. 그 후 WSJ 같은 기성 언론이 이 광고를 자사 웹사이트에 게재하면 그 광고 수익도 7(기성 언론) 대 3(옴니버트) 비율로 나눈다.
올해 7월 WSJ 웹사이트에는 옴니버트가 제작한 리츠칼턴 호텔의 리워드 카드 광고가 등장했다. ‘인사이드 더 모먼트(inside the moment)’라는 이 광고는 사용자가 샌프란시스코, 마이애미, 뉴올리언스 등 미 9개 도시에서 여행하며 특정 상점에 갈 때마다 리워드 카드를 어떻게 쓰면 되는지를 설명한다.
러커 창업자는 “VR 광고들의 반응을 분석한 결과 일반 배너 광고보다 사람들이 클릭하는 비율은 두 배 높았고, 광고를 보는 시간도 평균 1분 이상 길었다”며 “상당수 VR 광고가 컴퓨터에서는 잘 구현되지만 모바일에서는 깨질 때가 많은데 우리기 만든 동영상은 모든 모바일 기기에서 잘 구현된다”고 말했다.

CHAPTER 3

세계 언론은 동영상 전쟁 중

월스트리트저널(WSJ) 웹사이트에 게재된 VR 광고 ‘인사이드 더 모먼트(inside the moment)’. 기성 언론들이 VR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현재 뉴욕타임스(NYT), WSJ, CNN 등 기성 언론뿐 아니라 허프포스트, 바이스(VICE) 등 뉴미디어들도 VR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고 있다.
NYT는 지난해 11월부터 매일 1개의 VR 동영상을 제작하는 ‘더 데일리 360’를 시작했다. 삼성이 360도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무상 제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4월부터 매달 3∼5개의 VR과 AR 동영상 콘텐츠를 만든다. WSJ도 옴니버트 등 여러 업체와 손잡고 360도 동영상을 제작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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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뉴욕타임스(NYT), WSJ, CNN 등 기성 언론뿐 아니라 허프포스트, 바이스(VICE) 등 뉴미디어들도 VR 콘텐츠 제작을 확대하고 있다.
NYT는 지난해 11월부터 매일 1개의 VR 동영상을 제작하는 ‘더 데일리 360’를 시작했다. 삼성이 360도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무상 제공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4월부터 매달 3∼5개의 VR과 AR 동영상 콘텐츠를 만든다. WSJ도 옴니버트 등 여러 업체와 손잡고 360도 동영상을 제작 중이다.
주요 미디어는 왜 VR 시장에 뛰어든 걸까. “젊은 독자를 사로잡기 위해서”라는 게 러커 창업자의 분석이다. 그는 “밋밋한 텍스트나 사진만으로는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할 수 없다. 특히 산불, 태풍, 지진 등 자연재해 관련 동영상, 체험이 중요한 콘텐츠 등은 VR로 만들어서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에게 자신이 직접 갈 수 없는 곳을 체험한 듯 느끼게 해주는 게 VR 동영상의 최대 매력이며 이런 ‘몰입형 콘텐츠’는 기성 언론의 뉴스룸 구조나 콘텐츠 생산 방식과 확실한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그는 “VR 콘텐츠를 이용한 스토리텔링은 아직 시작 단계”라며 “지금 이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페이스북 같은 외부 소셜미디어 플랫폼 대신 언론사 자체 콘텐츠로 더 많은 독자를 유치하고 광고 수익까지 올리는 일을 옴니버트가 돕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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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의 대안 없는 문제 제기는 공허하다” 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SJN) 티나 로젠버그 공동 대표

글 미국 뉴욕 | 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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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에서 ‘언론이 사회 문제 고발과 비판에 그치지 말고 이를 해결하는데 기여해야 한다’는 솔루션 저널리즘(solution journalism)이 각광받고 있다. 언론의 존재 의의는 권력을 견제하는 ‘감시견(Watchdog)’이란 통념을 깨고 적극적 현실 개입을 주문한다.
1990년 대 말부터 미국, 덴마크 등에서 간혹 쓰이던 이 용어를 정착시킨 사람은 티나 로젠버그 뉴욕타임스(NYT) 객원 기자(57)와 캐나다 언론인 겸 저술가 데이비드 본스타인. 이들은 2010년 NYT 오피니언 면에 솔루션 저널리즘을 표방한 ‘고치기(Fixes)’ 칼럼을 연재하며 이의 전파에 앞장섰다. 양극화·저성장 등 전 세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난제를 다루려면 언론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는 취지다.
둘은 미 여성운동가 코트니 마틴(38)과 함께 2013년 2월 뉴욕 맨해튼에 비영리단체 ‘솔루션 저널리즘 네트워크(SJN)’를 세우고 뜻이 맞는 이들을 모았다. 4년 반이 흐른 지금 SJN에는 전현직 기자 14명을 포함한 22명의 상근 직원이 있다.
이들은 NYT, 워싱턴포스트(WP), BBC 등 영미 대형 언론과 100여 개 미 지역 언론에 솔루션 저널리즘 취재 방식, 각종 자료와 도구, 언론사 조직구조 변화법 등을 강의한다. SJN을 ‘미디어를 위한 미디어’ ‘기자를 위한 기자’로 부르는 이유다. SNJ은 현재까지 4000명이 넘는 기자를 무료로 교육했다. 비용은 게이츠 재단, 록펠러 재단 등 유명 자선재단 및 후원자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CHAPTER 1

1996년 퓰리처 일반 논픽션 부문 수상자

2017년 유엔 총회가 개막한 9월 18일 맨해튼 28번가에 위치한 SJN 사무실을 찾았다. 원래도 악명 높은 맨해튼 교통체증이 총회 때문에 더 심했다. 숙소가 있는 타임스퀘어 인근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택시를 탔다 낭패를 당했다.
로젠버그 SJN 공동 대표는 택시에서 내려 뛰어오느라 헐떡이는 기자를 웃으며 맞이했다. 그는 노스웨스턴대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학·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약 30년 간 중남미 등 제3세계 전문 기자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공산주의 잔재를 처리하지 않으면 동유럽 각국 개혁이 실패할 수 있다’고 지적한 저서 ‘유령의 땅(The Haunted Land)’은 1996년 퓰리처 상 일반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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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유엔 총회가 개막한 9월 18일 맨해튼 28번가에 위치한 SJN 사무실을 찾았다. 원래도 악명 높은 맨해튼 교통체증이 총회 때문에 더 심했다. 숙소가 있는 타임스퀘어 인근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택시를 탔다 낭패를 당했다.
로젠버그 SJN 공동 대표는 택시에서 내려 뛰어오느라 헐떡이는 기자를 웃으며 맞이했다. 그는 노스웨스턴대에서 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학·석사 학위를 취득했고 약 30년 간 중남미 등 제3세계 전문 기자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공산주의 잔재를 처리하지 않으면 동유럽 각국 개혁이 실패할 수 있다’고 지적한 저서 ‘유령의 땅(The Haunted Land)’은 1996년 퓰리처 상 일반 논픽션 부문을 수상했다.
‘당신도 전통 언론에서 오래 일해 ‘사실(fact)과 객관성(objectivity)’을 중시하는 분위기를 알지 않느냐. 그런데 왜 언론인에게 사회운동가 역할을 주문하느냐’고 물었다. 그는 “부정부패를 폭로하는 것이 언론의 사명이지만 단순히 보도만 한다고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며 “부정적 기사는 오히려 공권력에 대한 불신과 무관심을 키운다. 언론이 사회의 부정적 측면만 부각하면서 정작 해결책은 말하지 않아 이 불신을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자신이 솔루션 저널리즘에 매료된 계기도 소개했다. “2000년 NYT에 ‘말라위 등 아프리카 빈국에 공급되는 에이즈(AIDS) 치료약이 과도하게 비싸 수많은 사람이 숨진다. 대형 제약사의 이윤 추구와 이를 눈감아 준 빌 클린턴 정부의 무감시가 원인’이라는 기사를 쓰려 했다. 당시 에디터는 ‘이런 우울한 기사를 7000자나 쓰면 안 된다’며 반대했다. 그를 설득한 자료를 찾던 중 브라질에서 거의 공짜인 에이즈 치료약을 도입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지를 보도했더니 상당한 반향이 있었다.”

CHAPTER 2

‘기자를 위한 기자’

SJN 사무실 전경

SJN 교육은 핵심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순히 그 ‘사건’만 보도하지 말고 사람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하며 세상을 변화시키는지, 그 ‘과정과 방식’은 어떠한지 알려주자’는 것이다. 대표적 성공 사례는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지역 신문 ‘플레인 딜러’의 납 페인트 고발 보도다.
플레인 딜러는 2014년 가을 ‘저소득층 거주지 쿠야호가 카운티의 많은 집들이 1978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납 성분 페인트를 쓰고 있다. 이것이 지역 어린이들이 겪는 각종 질병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플레인 딜러 외 다른 지역 언론도 비슷한 보도를 했지만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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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JN 교육은 핵심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순히 그 ‘사건’만 보도하지 말고 사람들이 이에 어떻게 ‘대응’하며 세상을 변화시키는지, 그 ‘과정과 방식’은 어떠한지 알려주자’는 것이다. 대표적 성공 사례는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의 지역 신문 ‘플레인 딜러’의 납 페인트 고발 보도다.
플레인 딜러는 2014년 가을 ‘저소득층 거주지 쿠야호가 카운티의 많은 집들이 1978년부터 사용이 금지된 납 성분 페인트를 쓰고 있다. 이것이 지역 어린이들이 겪는 각종 질병의 원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플레인 딜러 외 다른 지역 언론도 비슷한 보도를 했지만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1년 후 플레인 딜러 기자들은 솔루션 저널리즘 교육을 받고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기사를 약 20차례 내보냈다. 핵심은 ‘과거 뉴욕 주 로체스터에서 비슷한 사례가 발생했을 때 시와 주민들이 관련자를 엄벌하고 지방정부 법까지 바꿔 문제를 해결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최초 보도 당시 행동을 머뭇대던 클리블랜드 정치인들도 문제 해결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납 페인트 사용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부족한 예산과 인력을 늘렸으며, 주민 대상 공청회를 수 차례 개최했다.
로젠버그 대표는 “이제 플레인 딜러와 많은 언론이 청소년 범죄, 교육, 보건 등 공공부문 기사에 솔루션 저널리즘 기법을 쓴다”고 강조했다. 또 “SJN은 기자 개개인이 아닌 뉴스룸 전체, 혹은 부서 단위로 솔루션 저널리즘을 교육한다”며 “위계질서가 강하고 보수적인 조직문화를 지닌 언론계에서는 경영자와 편집국 간부의 태도 변화가 필수”라고 말했다.

CHAPTER 3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고관여 기사

로젠버그의 1996년 퓰리처 상 수상 저서 ‘유령의 땅’ 표지

‘소셜미디어 및 포털과의 경쟁, 광고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기성 언론이 솔루션 저널리즘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하자 그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로젠버그 대표는 “미 언론협회(APA) 조사에 따르면 독자들은 솔루션 저널리즘 기법으로 쓴 기사를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읽는다. 해당 미디어를 재방문하는 비율도 훨씬 높다. 완벽한 고(高) 관여(engagement) 상품이다. 특히 BBC가 최근 솔루션 저널리즘 기법으로 만든 ‘나의 완벽한 나라(My Perfect Country)’는 35세 이하 시청자에게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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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미디어 및 포털과의 경쟁, 광고 감소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기성 언론이 솔루션 저널리즘에 투자할 여력이 없다’고 하자 그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로젠버그 대표는 “미 언론협회(APA) 조사에 따르면 독자들은 솔루션 저널리즘 기법으로 쓴 기사를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읽는다. 해당 미디어를 재방문하는 비율도 훨씬 높다. 완벽한 고(高) 관여(engagement) 상품이다. 특히 BBC가 최근 솔루션 저널리즘 기법으로 만든 ‘나의 완벽한 나라(My Perfect Country)’는 35세 이하 시청자에게 특히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애틀타임스 또한 솔루션 저널리즘 기법으로 각종 교육 기사를 쓰는데 이를 알래스카 항공이 지원한다. 좋은 기사에 대한 후원이 자사의 이미지 제고에 도움이 되는 것을 알기에 지원하는 것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솔루션 저널리즘이 의도와 달리 자칫 영웅주의나 단기 해결책을 부추길 수 있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로젠버그 대표는 “흔히 솔루션 저널리즘을 ‘완전무결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성공 사례만 전한다’고 오해하는데 절대 아니다. ‘문제 해결에 일말의 계기라도 마련할 수 있다면 그것부터 보도하자, 실패 사례에서도 배울 게 있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같은 맥락에서 완성된 해결책은 없다. 특정 시점에서 훌륭한 해결책이 이후에도 잘 작동하고 있는지, 아니라면 왜 그런지를 추적하고 관찰하는 것이 언론의 의무”라고 말했다.
로젠버그 대표는 “솔루션 저널리즘은 영미권 언론과 기자만의 소유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SJN 웹사이트(www.solutionsjournalism.org)에는 솔루션 저널리즘 기법으로 작성된 2000여 개 기사와 각종 데이터가 있다. 세계 각국 의사나 교사가 이를 이용한 의료 행위나 수업을 하기를 바란다. 또 우리를 원하는 한국 언론이 있다면 언제든 찾아 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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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로 골라주는 ‘요약 뉴스’ 브리프미

글 프랑스 파리 |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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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매일 오후 6시 30분. 퇴근길 지하철을 탄 프랑스 파리 시민 젬마 올리버 씨(48)의 스마트폰의 알람이 울린다. 매일 이 시간에 도착하는 e메일 알람 소리다. 발신 주체는 큐레이션 전문 프랑스 뉴미디어 ‘브리프미(Brief.me)’다.
2015년 출범한 브리프미는 매일매일 ‘그날의 중요 뉴스 5가지’를 선정한 뒤 기사 내용을 2줄 이내로 요약해 저녁 6시 30분에 구독자의 e메일로 보내준다. 이에 따른 월 구독료는 5.9유로(약 8000원). 현재 약 6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했고 100% 구독료 수입으로만 운영된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 구독자의 약 27%가 40대 이상이라는 사실이다. 젊은 세대만 구독할 것 같은 인터넷 요약 신문을 중장년층도 많이 본다는 얘기다. 그 비결이 무엇일까. 9월 25일 파리 시내에 위치한 브리프미 사무실을 찾아 창업주 로랑 모리악(48) 공동 대표를 만났다.

CHAPTER 1

유럽의 언론사가 다양해지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브리프 미 사무실. 기자는 두 명 뿐이다. 100여 개 언론사에 제공하는 뉴스를 살펴보며 그날의 중요 뉴스 5가지를 선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모리악 대표는 프랑스 대표 일간지 리베라시옹에서 12년 동안 경제부, 국제부 생활을 하다 기성 언론의 한계를 느껴 브리프미를 창업했다. 그는 “이제 독자들은 발 빠른 뉴스를 원하는 게 아니라 홍수처럼 쏟아지는 뉴스 중에서 제대로 된 기사를 골라주고, 분석해주고,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요약해주는 걸 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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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악 대표는 프랑스 대표 일간지 리베라시옹에서 12년 동안 경제부, 국제부 생활을 하다 기성 언론의 한계를 느껴 브리프미를 창업했다. 그는 “이제 독자들은 발 빠른 뉴스를 원하는 게 아니라 홍수처럼 쏟아지는 뉴스 중에서 제대로 된 기사를 골라주고, 분석해주고, 한 번에 이해할 수 있도록 요약해주는 걸 원한다”고 말했다.
사무실은 8평 남짓이었다. 전체 인력은 4명이다. 기자가 둘, 나머지 둘이 일러스트와 그래픽을 담당한다. 2명의 기자 중 1명인 마틸드 도이지(Mathilde Doiezie·28) 씨가 이날 오전 10시부터 프랑스 모든 언론사가 쏟아내는 각종 기사를 읽고 있었다. 도이지 씨는 “구독자의 메일로 요약뉴스를 발송하기 직전까지 수천 개의 기사를 읽는다. 그 중에 독자가 꼭 알아야할 다섯 가지 선정한다”고 말했다.

CHAPTER 2

브리프 미의 디지털 신문은

브리프 미의 기자 매딜드 도이지(Mathilde Doiezie)는 "적은 시간을 투자해 제대로 된 뉴스를 보고 싶은 독자들이 우리를 선택한다"고 말했다.

오후 6시30분 e메일로 발송되는 브리프미의 디지털 신문은 크게 요약 뉴스, 질문과 답(Q&A), 칼럼으로 구성돼있다. Q&A는 보통 요약 뉴스에서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주제를 선정한다. 마지막으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각계각층 저명한 인사들의 칼럼이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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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30분 e메일로 발송되는 브리프미의 디지털 신문은 크게 요약 뉴스, 질문과 답(Q&A), 칼럼으로 구성돼있다. Q&A는 보통 요약 뉴스에서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 주제를 선정한다. 마지막으로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각계각층 저명한 인사들의 칼럼이 실린다.
이날 기자는 전일 메일로 발송된 브리프미를 직접 읽어봤다. 뉴스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했을 때 걸린 시간은 10분이 채 안 됐다. 모리악 대표는 “브리프미를 선택한 사람들은 바빠서 뉴스를 못 읽거나 가짜뉴스 속에서 ‘진짜 뉴스’를 보고 싶은 사람들이다. 때문에 기사가 길어서도 안 된다. 팩트 체킹에도 심혈을 기울인다”고 말했다.
브리프미는 100% 구독료 수입으로만 운영된다. 웹사이트에 독자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불필요한 광고가 없다. 구독자는 방해 없이 메일을 끝까지 정독할 수 있다. 그래서 독자들의 충성도 또한 높다. 브리프미 자체 조사 결과 구독자의 83%가 “e메일을 받으면 끝까지 다 읽는다”고 했고, 97%는 “1년 더 연장 구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신문광’으로 불렸던 올리버 씨도 1년 전 브리프미 구독을 시작한 후 20년간 읽었던 한 일간지를 절독했다. 그는 “먹고 사는 일이 바빠 차분히 신문을 읽을 시간도 점점 줄어든다. 결국 이동 중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뉴스를 읽어야만 한다. 하지만 포털과 소셜미디어에는 논란이 된 국회의원과 연예인 관련된 뉴스뿐이어서 누군가가 중요한 뉴스를 정확히 골라 읽기 쉽게 전달해주길 바랬다. 이런 내게 ‘브리프미’ 같은 큐레이션 전문 매체는 일종의 선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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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또 한 번의 디지털 혁신 꿈꾸는 ‘쿼츠’

글 미국 뉴욕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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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초 미국 뉴욕 맨해튼의 심장부를 가로지르는 ‘아메리카 애비뉴’(Avenue of the Americas, 6th ave)에는 여름을 알리는 비가 내리고 있었다. 가장 혁신적인 경제전문 뉴미디어로 ‘쿼츠(Quartz)’의 본사는 아메리카 애비뉴와 21번가 교차점 근처에 있었다. 1902년 지어진 6층짜리 백화점 건물이 고풍스러웠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 사무실로 올라갔다.
‘작업장(Workshop).’ 벽에 붙은 단어가 먼저 눈에 띄었다. 왜 작업장인지는 설명을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한 층이 뻥 뚫린 ‘거대한 원룸’ 곳곳에 직원들이 모여 ‘작업’ 중이었기 때문이다. 근무 공간 사이사이에 회의실과 휴식 공간, 실험실이 혼재된 모습이 독특했다. 실험실 구석에는 3D프린터를 비롯해, 용도를 알 수 없는 톱과 전기 드릴, 전기 기타가 놓여 있었다.
“지난해 2월에 이 곳으로 이사 왔습니다. 멋지죠?” 케빈 딜레이니 쿼츠 편집장(45)이 기자에게 다가와 말을 걸었다. 그는 인터뷰 장소로 기자를 안내했다. 식당 겸 화상 회의실이었다. 오후 2시가 다 된 시각임에도 직원들이 많았다. 인터뷰를 식당에서 하자는 편집장에게 놀랐지만, 편집장이 인터뷰를 하는 바로 옆에서 태연하게 식사를 즐기는 직원들의 모습은 더 놀라웠다. 딜레이니 편집장은 주변에 아랑곳 않고 진지하게 대화를 이어나갔다.

CHAPTER 1

콘텐츠 집중이 통했다

뉴욕 맨해튼에 있는 쿼츠 사무실. ‘작업장(Workshop)’처럼 꾸며져 있다.

올해 9월 24일 쿼츠는 5번째 생일을 맞았다. 지난 5년 동안 쿼츠는 경제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미디어로 자리를 잡았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매달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쿼츠를 방문한다. 쿼츠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오는 사람도 지난 8월 기준으로 2200만 명이 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이코노미스트 같은 기존 경제 매체들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영국 옥스퍼드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루시 큉(Lucy K¤ng) 연구원이 2015년 출간한 ‘디지털뉴스의 혁신’에 따르면) 설립 당시 380만 달러(약 43억 원)였던 매출은 4년 동안 10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도 3000만 달러(약 338억 원) 이상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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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월 24일 쿼츠는 5번째 생일을 맞았다. 지난 5년 동안 쿼츠는 경제 분야에서 가장 성공한 미디어로 자리를 잡았다.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매달 1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쿼츠를 방문한다. 쿼츠 홈페이지를 찾아 들어오는 사람도 지난 8월 기준으로 2200만 명이 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 이코노미스트 같은 기존 경제 매체들을 크게 앞서는 수치다. (영국 옥스퍼드대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 루시 큉(Lucy K¤ng) 연구원이 2015년 출간한 ‘디지털뉴스의 혁신’에 따르면) 설립 당시 380만 달러(약 43억 원)였던 매출은 4년 동안 10배 가량 증가했다. 올해도 3000만 달러(약 338억 원) 이상일 전망이다.
딜레이니 편집장은 쿼츠가 성공한 비결을 “남들보다 빠르게 모바일을 시작하고, 깊이 있는 뉴스에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쿼츠는 PC 페이자와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없이 모바일 웹으로만 시작했다. 또 모바일 독자들이 편히 볼 수 있도록 기사를 500단어 이하로 축약했다. 여기에 기사 내용을 한 눈에 보여주는 차트를 더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같은 기존 매체의 카테고리를 따르지 않고 독자가 흥미를 느낄 주제를 선별해 이슈 중심으로 기사를 작성했다. 이른바 ‘옵세션(obsession)’ 기능이다. 쿼츠는 페이스북,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면서도 진지한 옵세션 콘텐츠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쿼츠는 이런 옵세션 기능을 확장해 뉴스 레터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데일리 브리프(Daily brief)’에 ‘쿼츠 옵세션(Quartz Obsession)’이라는 새로운 항목을 추가로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쿼츠 옵세션은 지루한 오후 시간대에 뿌려진다. 독자가 흥미를 느낄 만한, 또 관심을 가지면 좋을 하나의 주제로 기사를 제공한다.
딜레이니 편집장은 “옵세션을 정하기 위해 5개 이상의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를 사용한다”며 “매체별로 전담 기자가 실시간 트래픽과 독자의 연령대, 관심 이슈, 소셜미디어 유입 정도를 파악해 옵세션을 조정한다”고 설명했다. 그 역시 컴스코어(comScore), 입소스(Ipsos), 파슬리(Parsely), 차트비트(Chartbeat), 구글 애널리틱스 같은 데이터 분석 회사와 도구 이름을 줄줄 꿰고 있었다.
성공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늘 새로운 시도를 하던 쿼츠가 뉴스 레터 같은 과거의 형식으로 되돌아가는 이유가 궁금했다. 딜레이니 편집장은 “오래된 것이 전부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라며 “뉴스 레터든, 팟캐스트든 그것을 제대로 살릴 수 있는 미디어가 그동안 없었을 뿐”이라고 답했다.

CHAPTER 2

AI로 또 한 번의 디지털 혁신

쿼츠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저널리즘에 깊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기계와 뇌라는 특별 옵세션도 열었다.

쿼츠는 창간 이후 꾸준히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결과물을 내왔다. 2015년 6월에는 차트 공유 플랫폼 ‘아틀라스(Atlas)’를 공개했다. 2016년 2월에는 대화형 뉴스 어플리케이션, 2016년 7월에는 각종 경제 지표를 도표로 보여주는 ‘인덱스’ 등이 나왔다.
창립 5주년을 맞은 쿼츠는 이제 인공지능(AI)에 주목하고 있다. 딜레이니 편집장은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미래의 저널리즘 환경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얻는 방법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아마존의 ‘알렉사’처럼 음성 인식이 가능한 인공지능이 뉴스를 전달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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쿼츠는 창간 이후 꾸준히 기술을 활용한 혁신적인 결과물을 내왔다. 2015년 6월에는 차트 공유 플랫폼 ‘아틀라스(Atlas)’를 공개했다. 2016년 2월에는 대화형 뉴스 어플리케이션, 2016년 7월에는 각종 경제 지표를 도표로 보여주는 ‘인덱스’ 등이 나왔다.
창립 5주년을 맞은 쿼츠는 이제 인공지능(AI)에 주목하고 있다. 딜레이니 편집장은 스마트폰을 집어 들고 “미래의 저널리즘 환경에서는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얻는 방법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며 “아마존의 ‘알렉사’처럼 음성 인식이 가능한 인공지능이 뉴스를 전달하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대한 준비로 쿼츠도 지난해 말 사내에 ‘봇 스튜디오’를 차리고 쿼츠의 뉴스를 읽어줄 인공지능 브라이언(Brian)과 켄드라(Kendra)를 개발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뉴스를 읽어주는 것뿐만 아니라 뉴스를 주제로 사람과 대화를 나눌 수도 있도록 설계됐다.
쿼츠는 10월 3일 기자와 편집자, 뉴스 제작자가 유용하게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쿽봇(Quackbot)’도 출시했다. 플랫폼은 ‘도큐멘트 클라우드(DocumentCloud)’를 이용했다. 도큐멘트 클라우드는 언론사가 자료를 공유하고 궁극적으로 기사를 게시할 수 있는 오픈 소스 플랫폼이다. 기자들이 자료를 PDF 파일로 업로드하면 텍스트와 차트를 추출하고 인터넷을 연결해 새로운 차트를 만들어 준다.
쿽봇은 여기에 간단한 인공지능을 더했다. ¤봇을 사용하면 모든 웹페이지의 스크릿샷을 찍을 수 있고, 열어 본 페이지이 사본 URL이 보존된다. 기사의 주제가 주어지면 신뢰할 수 있는 소스 데이터를 찾아주기도 한다. 또 쿽봇에 기사의 URL을 올리면 인공지능이 기사 속 진부한 표현을 가려낸다.
쿼츠는 최근 세 개의 동영상 시리즈도 야심차게 내놨다. ‘인 더 딥(In the Deep)’ ‘레트로 리포츠(Retro Report)’ ‘온 더 에지(On the Edge)’가 바로 그것이다. 각각 깊은 바다의 신비, 혁신 기술과 그 의미, 전세계 미개척 지역의 모습을 담았다. 동영상은 쿼츠 홈페이지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유투브 플랫폼을 통해서 배포된다. 현재 쿼츠에는 동영상을 전담으로 제작하는 팀이 있고, 직원 9명으로 구성돼 있다. 2015년 4월부터 시범적으로 페이스북에 콘텐츠를 올렸는데 현재 누적 조회수가 9억4000만 뷰가 넘는다.
‘기술이 저널리즘을 이끄는 구도’를 쿼츠는 영리하게 활용하고 있었다. 저널리즘이 기술에 끌려갈 수 있다는 세간의 우려에 대해, 16년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기자와 온라인 에디터로 일했던 딜레이니 편집장의 생각은 달랐다. “저는 두렵지 않습니다. 오히려 흥분되고 신납니다. 새로운 기술은 독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공해줄 것이고, 이것으로 저널리즘은 오히려 더 본질에 가까워질 것입니다.”
쿼츠는 AI 등 첨단 기술과 가장 거리가 멀 것 같은 오프라인 책을 지난 9월 처음으로 출간했다. 쿼츠는 홈페이지 글을 통해 “디지털 시대에도 인쇄물은 여전히 차트나 시각적 스토리텔링을 즐기기에 가장 유리한 매체”라고 소개했다. 저널리즘이 기술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필요할 때 기술을 활용하는 것이란 그의 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CHAPTER 3

수익의 90%는 네이티브애드로

쿼츠는 지난해 수익의 90%를 네이티브 애드로 창출했다. 이때 광고 주체를 분명히 알리는 것을 중요한 원칙 중 하나로 삼았다.

“독자의 70%가 모바일 기기로 콘텐츠 접하고, 독자 40%가 미국 외 지역에서 접속합니다. 그들은 40대가 가장 많고 52%가 여성입니다.” 딜레이니 편집장은 쿼츠의 이 같은 타깃 독자를 한 마디로 “글로벌 비즈니스 프로페셔널”이라고 정의했다.
많은 미디어 스타트업들이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해 노력하지만 쿼츠의 전략은 달랐다. 독자를 나이로 한정하지 않겠다는 것(물론 전통적인 비즈니스 뉴스에 60대 독자들이 가장 많은 것과 비교하면 쿼츠의 독자가 젊긴 하다). 대신 의사 결정자이며 기술을 잘 이해하는 전문적인 경제인에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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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70%가 모바일 기기로 콘텐츠 접하고, 독자 40%가 미국 외 지역에서 접속합니다. 그들은 40대가 가장 많고 52%가 여성입니다.” 딜레이니 편집장은 쿼츠의 이 같은 타깃 독자를 한 마디로 “글로벌 비즈니스 프로페셔널”이라고 정의했다.
많은 미디어 스타트업들이 밀레니얼 세대를 잡기 위해 노력하지만 쿼츠의 전략은 달랐다. 독자를 나이로 한정하지 않겠다는 것(물론 전통적인 비즈니스 뉴스에 60대 독자들이 가장 많은 것과 비교하면 쿼츠의 독자가 젊긴 하다). 대신 의사 결정자이며 기술을 잘 이해하는 전문적인 경제인에 주목했다.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로도 눈을 돌렸다. 인도, 아프리카 등에 지사를 세워 현지인 출신 기자를 고용해 현지의 이야기를 생산했다. 그 결과 인도에서는 지난 7월 처음으로 독자 수가 200만 명을 넘었다. 딜레이니 편집장은 “미국 내에서는 비즈니스 뉴스의 경쟁이 매우 치열한데, 우리는 그것을 피해 전세계에서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독자층이 광고주에게도 굉장히 매력적으로 어필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광고는 쿼츠의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모델이다. 쿼츠는 지난해 수익의 90%를 네이티브 애드로 창출했다. “쿼츠의 네이티브 애드에는 두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째는 저널리스트를 절대로 광고 일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 둘째는 광고 주체를 분명히 알리는 것입니다. 광고 기사가 마치 뉴스룸에서 생산된 것처럼 독자들을 속이고 싶지 않습니다.”
딜레이니 편집장은 “직접 보여주겠다”며 스마트폰을 열었다. 화면에 쉐브론(Chevron)이라는 미국의 국제석유기업 이름이 보였다. 이름은 마치 하나의 옵세션 주제처럼 편집돼 있었다. 이름을 클릭하자 에너지와 관련된 기사가 여러 개 떴다. 기사를 열고 들어갈 때마다 좌측 상단에는 쉐브론의 로고가 찍혀 있었다.
쿼츠는 직원이 200명 정도 되는데 이중 100명이 기자 등저널리스트, 80명이 마케팅, 영업, 홍보팀이다. 신기하게도 기자와 영업팀은 사무실 내에서도 물리적으로도 가장 멀리 떨어져 있었다. 출입문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보이는 실험실을 기준으로 오른쪽과 왼쪽으로 아예 나뉘어 있었다.
나머지 25명 정도는 개발, 디자인 인력이다. 하지만 딜레이니 편집장은 저널리스트 중 상당수가 기사를 쓰면서 프로그램 개발, 디자인 업무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쿼츠에서는 뉴스가 어떻게 운영돼야만 한다는 가정이 없기 때문이다. 차트, 인덱스, 옵세션 업무가 모두 기사 쓰는 일의 연장이다. 그러기 위해 기자가 직접 해당 소프트웨어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
어떻게 하면 한국 언론이 이런 디지털 혁신을 벤치마킹할 수 있을까. 디지털 시대의 미디어는 어떻게 바뀌어 나갈까. 이어지는 질문에 딜레이니 편집장은 “해줄 말이 없다”며 난감해했다. 지난해 서울을 방문해보니 한국 기자들은 이미 디지털 혁신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더라는 것이다. 첨단 모바일 기술에 익숙한 문화 덕분일 것이라고 그는 추정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신이 한국의 기자라면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어떤 뉴스를 만들 것인지 재차 물었다. 그는 한 가지를 이야기했다.
“미래에는 뉴스와 독자의 소통이 매우 지속적이고 다양해질 겁니다. 음성이 될 수도 있고, 채팅이 될 수도 있겠죠. 내가 한국의 기자라면 독자들이 이런 첨단 디지털 기술을 아주 잘 사용한다는 어드밴티지를 적극 이용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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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autreporter

獨 롱폼 저널리즘 매체 크라우트리포터

글 독일 베를린 |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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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공간에서 기사를 공짜로 소비하던 젊은 세대들이 포털사이트와 소셜미디어에 범람하는 ‘가벼운 기사’에 싫증을 느끼고 있다. 속보와 재미만 강조한 짜깁기성 기사가 넘쳐나면서 오히려 양질의 긴 기사를 천천히 느리게 읽고 싶다는 독자들이 늘고 있다.
2014년 6월 독일 기자 리코 그림(30)은 이런 젊은 세대들의 생각을 읽었다. 이에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약 젊은 언론인 10명과 함께 ‘크라우트리포터(Krautreporter)’라는 ‘롱폼 저널리즘(Long form Journalism)’ 전문 매체를 만들었다.
롱폼 저널리즘은 일반 기사와 단편소설 중간 정도 분량의 긴 기사를 말한다. 5000자를 넘는 긴 글에 동영상, 일러스트, 노래, 화려한 그래픽 등을 담고 있다. 크라우트리포터는 1주일에 한 번, 단 한 편의 기사를 웹사이트(krautreporter.de)에 올린다. 1편당 최소 5000자가 넘는 긴 기사들이다.
이들은 왜 이런 시도를 하는 걸까. 9월 30일 베를린 북부에 위치한 크라우트리포터 사무실을 찾았다.

CHAPTER 1

백과사전 같은 기사

독일 베를린에 위치한 크라우트리포트 사무실. 소규모 신생 미디어답게 15평 남짓의 크지 않은 사무실에서 5명 기자들이 생활한다.

기자를 맞이한 그림 공동 창업자는 굉장히 초췌한 기색이었다.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수염이 덥수룩한 채로 손을 내민 그는 “자동차 배출가스와 대기 오염의 상관관계를 취재하느라 3일 밤을 꼬박 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는 독자들이 우리 기사를 읽으면서 ‘이 사안에 관해서는 더 이상 궁금할 것이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도록 게 최대한 많은 내용을 담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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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맞이한 그림 공동 창업자는 굉장히 초췌한 기색이었다.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수염이 덥수룩한 채로 손을 내민 그는 “자동차 배출가스와 대기 오염의 상관관계를 취재하느라 3일 밤을 꼬박 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우리는 독자들이 우리 기사를 읽으면서 ‘이 사안에 관해서는 더 이상 궁금할 것이 전혀 없다’는 생각이 들도록 게 최대한 많은 내용을 담는다”고 강조했다.
크라우트리포터가 시리아 내전 문제를 다룬 기사를 쓴다고 치자. 이들은 시리아가 어디 위치해 있는지, 시리아 인구가 몇 명인지, 국내총생산(GDP)이 얼마인지와 같은 아주 기초적인 정보까지 일일이 다 전달한다. 그림 창업자는 “일종의 백과사전 같은 기사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노력에 호응하는 약 2500명의 유료 구독자가 1달에 15유로(약 1만9500원)의 구독료를 낸다. 이들 대부분은 25~40세 젊은 사용자들이다.
젊은이들에게 ‘연 24만 원’의 구독료가 부담스럽진 않을까. 그림 창업자는 “독일 독자들은 다른 나라 사용자들에 비해 ‘뉴스 콘텐츠도 유료’라는 인식이 강한데다 우리가 공들여 긴 기사를 쓴다는 것을 알기에 독구독료에 크게 불만이 없다”고 설명했다.

CHAPTER 2

뉴스레터로 독자와 소통

크라우트리포터 창업자이자 기자로 활동하는 리코그림(Rico grim) 씨. 그림 씨는 독자와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크라우트리포터 기자들은 직접 독자들에게 뉴스레터를 보낸다. 일방적인 뉴스를 공급하는 게 과거의 미디어라면 앞으로의 미디어는 쌍방 소통형 미디어다”고 말했다.

짧고 감각적인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을 긴 글로 끌어들인 비결은 무엇일까. 크라우트리포터는 디지털 신문이 주는 독자와의 정서적 간격을 좁혀가는 전략을 썼다. 바로 활발한 뉴스레터 사용이다.
크라우터리포터는 약 10명의 기자 개개인이 매주 독자들에게 일일이 뉴스레터를 보낸다. 독자가 자신이 뉴스레터를 받고 싶어하는 기자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림 창업자도 매주 2500여 명에게 매주 뉴스레터를 보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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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감각적인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세대들을 긴 글로 끌어들인 비결은 무엇일까. 크라우트리포터는 디지털 신문이 주는 독자와의 정서적 간격을 좁혀가는 전략을 썼다. 바로 활발한 뉴스레터 사용이다.
크라우터리포터는 약 10명의 기자 개개인이 매주 독자들에게 일일이 뉴스레터를 보낸다. 독자가 자신이 뉴스레터를 받고 싶어하는 기자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림 창업자도 매주 2500여 명에게 매주 뉴스레터를 보낸다고 했다.
그는 “뉴스레터를 보낼 때도 미래지향적 태도를 취한다”며 “과거 기사에 대한 리뷰보다 다음에 내가 어떤 기사를 쓰겠다는 식의 계획을 주로 알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 독자들이 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고 그가 다시 그 메일에 답하는 식으로 의사소통이 이뤄진다.
크라우트리포터의 이런 시도는 독일 저널리즘 학계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디지털 저널리즘을 연구하는 조아힘 트레베 교수는 “전통적 보도 양식의 시대는 끝났다.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났다는 식의 이야기는 이미 소셜미디어를 통해 급속하게 퍼졌기 때문에 뉴스의 가치가 없다. 고로 인포그래픽 등을 활용해 사안을 깊이 있게 보여주고 독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매체만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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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lunk

빅데이터 전문기업 스플렁크 인터뷰

빅데이터로 새로운 스토리텔링에 도전

글 미국 샌프란시스코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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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5분 동안 어떤 뉴스 웹사이트를 방문했다고 가정하자. 여기에서 수백 개의 데이터가 생성된다. 검색창에 기사를 검색하고, 댓글을 등록하는 등 사용자의 의도가 담긴 작업 이외에도, 사용자가 어떤 기사에서 몇 초 동안 머물렀는지, 어떤 분야의 기사를 연속해서 읽었는지 등의 행위가 모두 정보가 되기 때문이다.
이것을 기계 내부에서 생성되는 정보, 즉 ‘머신 데이터(Machine Data)’라고 한다. 1개의 웹사이트에서 하루 동안 생성되는 머신 데이터만 수십 테라바이트(TB)에 달한다. 때문에 이 머신 데이터 분석은 현대 기업의 생산성을 극대화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기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보고 최적화된 시스템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위치한 빅데이터 분석 전문 기업 ‘스플렁크(Splunk)’는 이 머신 데이터를 관리하는 회사다. 스플렁크라는 회사 이름은 이런 방대한 데이터의 ‘동굴을 탐험한다(spelunk)’는 뜻에서 지어졌다. 그런데 이 데이터를 관리하는 게 왜 미디어 혁신과 관계가 있을까. 이 의문을 안은 채 8월 4일 스플렁크 본사를 찾았다.

CHAPTER 1

빅데이터와 피자

빅데이터 분석 담당 엔지니어 아담 올리너. 그는 앞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스토리텔링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플렁크 본사는 샌프란시스코 동쪽 해안(피어 30)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통유리로 된 깔끔한 7층 건물은 겉보기에는 다른 건물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문을 열자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사람들이 스탠딩 파티에서처럼 접시를 들고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한쪽에는 커다란 블록과 포켓볼대가 구비된 놀이 공간이 보였다.
한국계인 조용현 스플렁크 기술마케팅 이사(43)가 기자를 놀이 공간 바로 옆쪽에 마련된 회의실로 안내했다. 회의실 스크린에는 색깔과 비율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원그래프가 띄워져 있었다. 조 이사가 프로그램에 특정 IP주소를 입력하자 이번에는 그래프가 꺾은선 그래프로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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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플렁크 본사는 샌프란시스코 동쪽 해안(피어 30)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통유리로 된 깔끔한 7층 건물은 겉보기에는 다른 건물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문을 열자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사람들이 스탠딩 파티에서처럼 접시를 들고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한쪽에는 커다란 블록과 포켓볼대가 구비된 놀이 공간이 보였다.
한국계인 조용현 스플렁크 기술마케팅 이사(43)가 기자를 놀이 공간 바로 옆쪽에 마련된 회의실로 안내했다. 회의실 스크린에는 색깔과 비율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원그래프가 띄워져 있었다. 조 이사가 프로그램에 특정 IP주소를 입력하자 이번에는 그래프가 꺾은선 그래프로 드라마틱하게 변했다.
조 이사는 “도피노 피자 홈페이지를 통해 소비자들이 어떤 피자를 구매하는지 실시간 트래픽을 보여주는 그래프”라며 “그래프를 바꿔 특정 지역에 사는 소비자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피자를 얼마나 구매했는지도 쉽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 저널리즘을 취재하는 데 웬 피자 얘길까. 함께 있던 엔지니어 아담 올리너(Adam Oliner·35) 씨는 “사용자들이 홈페이지에서 남기는 미세한 ‘발자국(footpring)’을 통해 취재나 인터뷰로는 알 수 없는 새로운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현재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매출액 순위 세계 최대기업 100개 중 85개가 스플렁크를 통해 머신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만3000개 기업, 국내에서도 350개 기업이 머신 데이터를 분석한다. 2003년 설립된 스플렁크는 2012년 나스닥 시장에 상장돼 작년 한해에만 949억 9500만 달러(한화 약 1조 564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 영국 공영방송 ‘BBC’, 미국의 ‘디스커버리’ 등 미디어 회사에서도 머신 데이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미디어 업계에서의 빅데이터 분석은 주로 언어 데이터를 구조화 해 숨은 의미를 찾아내는 작업이었다. 구글이 발표한 ‘인공신경망 기계 번역(NMT·neural machine translation) 기술이 대표적이다. 입력한 단어를 소재로 콘텐츠를 인식하고, 키워드를 추출하고, 관련 연구 동향, 웹정보, 단어에 실린 감정을 분석하는 기술이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미디어를 소비하는 행태까지도 분석 대상이 된다. 예를 들어 자체 쇼핑몰을 운영하는 BBC는 독자들이 어떤 기사를 읽고 난 뒤 물건을 구매하는지, 장바구니에 담아 놓고 사지 않는 확률이 얼마인지, 구매 절차가 10초 이상 소요되는 경우는 몇 퍼센트인지를 분석한다.

CHAPTER 2

미래 예측과 보안

스플렁크의 보안 기술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제이드 카탈라노.

머신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과정은 일종의 ’기계 학습(머신 러닝)‘이다. 사용자의 발자국들은 #이름 #시간 #장소 등의 태그와 함께 자동으로 저장된다. 그러면 검색 엔진에 단어를 입력해 검색하듯, 알고자 하는 질문을 입력하면 색인된 정보가 끌려 올라온다.
스플렁크는 이런 분석 프로그램을 직접 코딩하지 않아도 사용할 있도록 ’스플렁크 엔터프라이즈‘라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스플렁크 베이스‘라는 사이트에 가면 스플렁크의 개발자와 고객 기업, 일반인들이 개발해 올려놓은 100개 이상 되는 무료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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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신 데이터를 저장하고 분석하는 과정은 일종의 ’기계 학습(머신 러닝)‘이다. 사용자의 발자국들은 #이름 #시간 #장소 등의 태그와 함께 자동으로 저장된다. 그러면 검색 엔진에 단어를 입력해 검색하듯, 알고자 하는 질문을 입력하면 색인된 정보가 끌려 올라온다.
스플렁크는 이런 분석 프로그램을 직접 코딩하지 않아도 사용할 있도록 ’스플렁크 엔터프라이즈‘라는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다. ’스플렁크 베이스‘라는 사이트에 가면 스플렁크의 개발자와 고객 기업, 일반인들이 개발해 올려놓은 100개 이상 되는 무료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을 수 있다.
기자도 들어가 ’비지니스 분석(business analytics)‘ 범주의 어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해봤다. 하루에 500메가바이트(MB)까지 데이터를 무료로 분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그 이상은 1기가바이트(GB) 당 1800달러(한화 약 206만 원)를 지불한다.
머신 데이터 분석은 미디어 산업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 올리너 씨는 “머신 데이터를 분석하면 미래에 어떤 콘텐츠가 인기를 끌지, 어떤 마케팅 전략이 통할지를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머신 데이터를 분석하면 최근의 랜섬웨어 감염 같은 중대한 보안 위협으로부터도 데이터를 지킬 수 있다. 해당 사이트의 평소 머신 데이터 흐름을 파악하고 있으면 비정상적인 머신 데이터가 나올 시 곧바로 알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스플렁크의 보안을 책임지는 제이드 카탈라노(Jade Catalano·33) 씨는 “해커들이 언론사의 웹페이지에 악성코드를 감염시키면 불특정 다수의 개인에게 급속도로 퍼질 수 있다”며 “꾸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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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 Brodherson

마크 브로더슨 맥킨지 뉴욕사무소 파트너 인터뷰

미디어·IT 전문 컨설턴트 브로더슨 파트너의 위기 탈출 해법

글 미국 뉴욕 | 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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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새시장·스타 언론인·비용절감만이 살 길

“갈수록 뉴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가 진짜로 필요한 뉴스가 줄고 있다. 이런 상황을 살아남는 방법은 틈새시장을 발굴해 특정 수용자 집단을 집중 공략하거나, 스타 언론인을 키우는 것뿐이다.”
미디어 혁신과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인 마크 브로더슨(Marc Brodherson·39) 맥킨지 뉴욕 사무소 파트너가 한국 언론에 내놓은 조언이다. 미국 뉴욕 출생으로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2000년부터 17년간 미디어와 정보기술(IT) 부문 컨설턴트로 일한 그는 “언론 산업의 디지털화와 페이스북 등 일부 플랫폼의 권력 집중은 소셜미디어에 능한 몇몇 언론인에게만 기회일 뿐 대다수 전통 미디어에는 큰 위기”라며 “매스미디어의 시대는 지나갔으므로 기성 언론이 덩치를 더 줄여야 한다. ‘가차 없는(ruthless)’ 비용절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리케인 ‘하비’의 여파로 아직 한여름처럼 습하고 무덥던 9월 20일. 뉴욕 맨해튼 남부 파이낸셜 디스트릭트에서 그를 만났다. 분초를 쪼개가며 일하는 사람답게 인터뷰는 오전 8시 한 커피숍에서 이뤄졌다. 다음은 브로더슨 파트너와의 일문일답.

CHAPTER 1

미디어 산업의 위기가 진짜로 필요한 뉴스를 없앤다

대만에 거주하는 미국 독립 언론인 벤 톰슨이 운영하는 IT 전문 매체 스트라테커리

Q: 일반적으로 ‘혁신’은 산업 전체의 규모를 키우고 그 혁신을 선도하는 기업의 매출과 이익을 늘린다. 반면 미디어 업계에서는 이 공식이 통하지 않는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가디언처럼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세계적 미디어들도 디지털 분야에서 큰 돈을 벌지 못한다. 게다가 기사 작성 외 동영상 촬영, 소셜미디어 활동 등 기자의 업무 부담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늘어났다. 이것이 진정한 혁신인가. 왜 이런가.
A: 페이스북 같은 외부 플랫폼의 역할이 커진데다 이들이 이용자 데이터나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콘텐츠를 대중에게 노출하는지에 대한 결정권을 미디어 회사가 아니라 플랫폼이 갖고 있는 한 일정부분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본다. 플랫폼들은 본인들이 편집자나 미디어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아직까지 부인하지만 가짜 뉴스나 혐오 표현이 담긴 특정 콘텐츠를 저지하는 것 자체가 ‘편집(editing)’이 아니겠나.
페이스북 같은 플랫폼의 진정한 역할은 무엇인지, 이들이 특정 콘텐츠를 어떻게 관리하고 저지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와 법 조항이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단시일 내에는 미국뿐 아니라 어떤 나라에서도 이에 대한 규제가 확정되기 어렵다. 미디어 업계로선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맞은 셈이다. 안타깝게도 디지털 혁신이 우리 사회가 진짜로 필요로 하는 뉴스가 등장하는 것을 막을 수도 있다. 갈수록 뉴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기가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사회가 진짜로 필요한 뉴스가 사라지고 있다. 어떤 시점에는 뉴스가 ‘공공재’가 되는 날이 올 지도 모른다.

CHAPTER 2

매스 미디어의 시대는 지났다

NYT 금융 칼럼니스트 앤드루 로스 소킨

Q: 이런 상황에서 언론사가 어떻게 생존할 수 있나.
A: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 특정 수용자 층을 집중 공략하는 매체가 되어야 한다. 정치 분야의 폴리티코(Politico)와 액시오스(Axios), 밀레니엄 세대를 공략하는 채터(Chatter), 정보기술(IT) 전문 매체를 표방하는 디인포메이션(Theinformation) 등이 좋은 예다. 매스 미디어의 시대는 지났다. 아직까지 매스미디어를 표방하는 전통 신문이나 방송국도 점점 덩치를 줄이고 있다. 극도로 좁은 세분시장(segment)을 공략할 수 있는 미디어만 살아남는 시대다.
폴리티코만 해도 정치 분야에 특화된 매체긴 하나 수백 명의 언론인을 보유하고 있고 유럽에 지사도 있다. 규모가 작지 않다는 뜻이다. 덩치를 더 줄여도 된다. 남들이 들어올 수 있는 틈새시장을 찾아야 한다.
미국 출신으로 대만 타이페이에 거주하며 샤오미, 애플 등 세계적 IT 기업에 대한 기사를 쓰는 독립 언론인 벤 톰슨(Ben Thompson)을 보자. 그가 운영하는 ‘스트라테커리(Stratechery.com)’의 인기는 엄청나다. 1주일에 1개의 콘텐츠가 올라오고 그 내용을 다 보려면 1년에 100달러를 내야 하지만 반응이 뜨겁다.
스트라테커리는 2015년 4월 출범했지만 벌써 2000명이 넘는 유료 구독자를 확보했다. 톰슨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창적인 콘텐츠를 생산하기 때문이다. 그의 콘텐츠는 깊이가 있으면서도 관점이 매우 신선하다. 아시아 언론이 아시아 기업에 대한 기사를 영어로 번역한 것이 아니라 서구인이 아시아에 거주하면서 직접 체험한 IT 산업에 대한 독창적인 글을 쓰기 때문이다
둘째, 스타 언론인을 키워야 한다. NYT의 비즈니스 및 금융 뉴스 전문 칼럼니스트 앤드루 로스 소킨(Andrew Ross Sorkin), CNBC 기고가 조시 브라운(Josh Brown) 등은 온라인과 소셜미디어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한다. 사람들은 소킨과 브라운의 글을 그들이 NYT 소속이거나 CNBC 소속이라서 읽는 게 아니다. 오히려 해당 매체가 소킨과 브라운의 덕을 누린다고 봐야 한다. ‘파워 트위터러’인 브라운은 90만 명이 넘는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다. 그의 트위터에 올라가는 기사와 아닌 기사의 영향력 차이는 엄청나다.

CHAPTER 3

적은 돈으로 더 좋은 뉴스를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

CNBC 기고가 조시 브라운의 트위터

Q: 전통 언론은 위계질서가 강하다. 또 자사 기자가 스타가 되는 것을 경계하는 조직 문화와 전통이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타 언론인의 탄생이 가능할까.
A: 소셜미디어가 미디어 회사에는 위기로 작용할 수 있으나 언론인 개개인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 회사 정책, 상관, 뉴스룸 구조에 관계없이 언론인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이를 남들과 공유할 수 있게 해주는 도구다. 굳이 소셜미디어가 아니더라도 책과 강연 등으로 얼마든지 대중에게 접근할 수 있다. 거듭 말했듯 이제 스타 언론인은 미디어 회사에게도 큰 자산이다. 이 부분을 간과하는 언론사는 앞으로도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Q: 전통 언론이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는 방법은 무엇인가.
A: 무엇보다 가차 없는 비용관리가 필요하다. 뉴스룸을 운영하는 비용을 확 줄여야 한다. 어떤 방법이 됐든 지금보다 더 적은 돈으로 더 좋은 뉴스를 만들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방송처럼 인력이 많이 필요한 노동집약적 산업은 더더욱 그렇다.
기술 혁신으로 과거에는 동영상 촬영과 편집에 상당한 인력, 장비, 시간, 돈이 필요했지만 지금은 스마트폰 하나로 바로 뉴스를 실시간으로 전 세계에 전송할 수 있다. 올해 8월 버지니아 주 샬롯스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폭동이 일어났을 때 거의 실시간으로 전 매체가 이를 보도한 것도 기술혁신으로 장비의 간소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둘째, 페이스북 등 외부 플랫폼에 끌려만 다니지 말고 플랫폼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방법을 고안해라. 블룸버그는 트위터와 협력해 트위터에서만 생방송으로 스트리밍되는 뉴스를 만들고 있다. 바이스는 자사 플랫폼에서 인기를 얻은 동영상을 케이블채널 HBO에 판매한다. 스트라테커리도 종종 유료 생방송 스트리밍을 시도한다.
셋째, 네이티브 애드(AD)든 뭐든 광고주와의 협력을 늘려라. 버즈피드는 특정 광고주에 맞게 제작한 비디오 콘텐츠를 만들어 배포한다. NYT의 ‘타임 스튜디오(Times Studio)’도 비슷한 콘셉트를 지니고 있다. 특정 제품 리뷰, 음식 및 여행 동호회 전용 콘텐츠도 좋다.
Q: 버즈피드, 복스, 폴리티코 중 디지털 혁신을 선도한다고 평가받는 뉴미디어 중 어떤 회사가 가장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갖췄다고 보나?
A: 아직은 단언하기 어렵다. 어떤 매체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하지 못하고 있고, 어떤 매체는 수익은 내고 있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규모와 범위를 갖추지는 못했다. 대중들은 콘텐츠에 매우 적은 금액만 지불하기 때문에 장기적 생존은 많은 유료 구독자를 얻어야만 가능하다. 그러다 보면 특정 독자 집단에 주력하겠다는 초기 목표에서 이탈할 수 있다. 어찌 보면 불가능한 두 가지 일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셈이다. 고로 아직 누가 제일 잘하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은 무의미히다. 계속 지켜봐야 한다.
Q: 디지털 시대의 ‘좋은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A: 디지털 시대라고 해서 좋은 저널리즘의 정의가 달라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직(honesty)’과 ‘의제(agenda)’를 갖춘 뉴스가 좋은 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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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미디어 저널리즘 전문가 리처드 헤르난데즈 버클리대 교수 인터뷰

글 미국 샌프란시스코 | 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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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를 뉴스로 유인하는 도구는 ‘글(text)’이 아니라 사진과 동영상 같은 ‘시각 콘텐츠(visual contents)’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언론과 언론사는 살아남을 수 없다. 1명의 기자가 글도 쓰고 동영상도 찍으라는 것이 아니라 뉴스룸에서 비주얼을 담당하는 인력이 대폭 늘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멀티미디어 저널리즘(Multimedia Journalism)’ 분야 권위자인 리처드 코치 헤르난데즈(Richard Koci Hernandez·48) 미 버클리대 저널리즘스쿨 교수의 조언이다. 멀티미디어 저널리즘은 텍스트, 그래픽, 오디오, 비디오, 앱(app), 빅데이터, 소셜미디어 등 다양한 기술을 결합시켜 메시지 전달에 활용하는 보도 기법이다.
헤르난데즈 교수는 사진기자로 출발해 대학교수가 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 누구나 알 만한 명문대를 졸업한 것도, 박사 학위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현업에서의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버클리대 정교수가 된 입지전적 인물이다.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산타 폴라에서 태어난 그는 샌프란시스코 주립대를 졸업하고 사진 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실리콘밸리 지역 신문인 산호세 머큐리 뉴스에서 15년간 기자 생활을 했고 뉴욕타임스(NYT), 타임, 뉴스위크, LA타임스, USA투데이 뉴요커, 와이어드 등에서 일했다. 사진을 잘 찍고 글도 잘 쓰는데다 동영상까지 잘 만드는 기자로 소문난 그는 미 방송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에미상의 비주얼 저널리스트 부문을 수상했고 사진에 관한 수많은 책도 저술했다.
이런 그를 눈여겨본 버클리대가 그에게 교수 자리를 제의했다. 2008년 학자로 변신한 그는 ‘멀티미디어 저널리즘의 원칙(The Principles of Multimedia Journalism: Packaging Digital News)’과 같은 책을 펴내며 커뮤니케이션 및 저널리즘 학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각종 소셜미디어를 활발하게 이용하는 ‘디지털 인플루언서’이기도 하다.
헤르난데즈 교수는 “아직도 많은 기자들이 비주얼 콘텐츠 담당 인력을 제대로 대우하거나 인정해주지 않는다”며 “혼자서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콘텐츠를 창조해내는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일갈했다. 아직 한국 여름처럼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는 9월 21일 캘리포니아 주 버클리대 북쪽에 위치한 연구실에서 그를 만났다. 다음은 헤르난데즈 교수와와의 일문일답.

CHAPTER 1

뉴스룸 내 비주얼 담당 인력을 대폭 늘려라

멀티미디어 저널리즘 분야 권위자인 헤르난데즈 교수가 미 샌프란시스코 인근 버클리대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Q: 처음 사진기자로 언론계에 입문했는데.
A: 14살 때부터 사진을 찍었다. 미국의 전설적인 사진작가 앤설 애덤스(Ansel Adams·1902~1984)가 찍은 요세미티 국립공원 사진을 보면서 사진에 매료됐다. 어떻게 풍경을 이렇게 아름답게 찍을 수 있는지 놀라웠다. 이후 삼촌의 카메라를 만지작거리며 독학으로 사진을 배웠다.

Q: 멀티미디어 저널리즘에 관심을 가진 계기는?
A: 1990년 대 후반 실리콘밸리 정보기술(IT) 기업을 취재하며 구글의 초창기 모습을 지켜봤다. 당시만 해도 구글은 약 10명 정도의 직원을 보유한 작은 회사였다. 이 외 넷스케이프, 야후 의 탄생도 지켜봤다. 이런 기업들을 보면서 ‘뭔가 큰 일이 벌어질 것이다’라는 촉이 왔다. 마침 당시 일하던 신문사에서 디지털 혁신을 담당하는 부서에 있으면서 IT 기술을 미디어 산업에 접목할 수 있었다. 1990년 대부터 웹사이트, 팟캐스트 등의 업무를 담당했다.
내가 오랫동안 일한 산호세 머큐리 뉴스는 다른 언론사보다 매우 열린 조직문화를 갖춘 곳이었다. ‘온라인 우선(web-first)’의 의미를 이해했고 이에 관해 나와 동료들이 시도하는 여러 일을 지지해줬다. 신문사 안에 멀티미디어 담당 부서를 만들고 나를 책임자로 임명해준 곳도 산호세 머큐리 뉴스다.
원래 신문은 지면의 한계 때문에 많은 사진을 넣기가 힘들다. 내가 기자 생활을 처음 시작한 1990년 대 초반만 해도 1개의 기사 안에 1장의 사진을 넣는 것도 쉽지 않았다. 소위 ‘펜 기자’들이 텍스트 양이 줄어든다고 불평했기 때문이다. 어렵게 넣은 사진의 크기를 조금만 키우자고 해도 반발이 엄청났다.
인터넷의 등장 이후 웹사이트에 대용량의 사진을 수십 장씩 올리는 것이 가능해졌다. 그때부터 텍스트, 사진, 동영상를 다양하게 결합하는 방법을 연구해왔다. 그러다 학계로 진출해 멀티미디어 저널리즘을 계속 연구했고 오늘날에 이르렀다.

Q: 많은 언론사의 뉴스룸 구조는 매우 경직돼있다. 아직 많은 언론사에서는 일반 ‘펜 기자’와 ‘사진기자’의 벽이 견고하다.
A: 완전하게 허물어진 건 아니지만 그 벽이 허물어지고 있다. 글쓰기 능력과 텍스트는 여전히 뉴스 콘텐츠 생산에서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이 특정 콘텐츠로 유입되는 포인트는 사진, 특히 동영상이다. 때문에 사진이나 동영상처럼 비주얼 부분을 담당하는 인력이 뉴스 보도에서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해야 한다.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
아직 많은 기자들이 사진기자를 제대로 대우하거나 인정해주지 않는다. 20대 때 전업 사진기자로 일할 때는 많은 펜 기자들이 내 이름을 취재원에게 제대로 소개해주지도 않았다. 일부는 이름도 없이 ‘이 친구(This guy)’라고만 소개했다.
이제 시대가 달라졌다. 좋은 기사는 텍스트와 비주얼을 담당하는 인력 모두의 노력으로 만들어진다. 한 사람이 글을 쓰고, 사진을 찍고, 콘텐츠를 창조해내는 모든 일을 다 할 수 없다.

CHAPTER 2

데이터 안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내고 발굴

리처드 헤르난데즈 버클리대 교수 트위터.

Q: 버클리에서 멀티미디어 저널리즘, 특히 동영상 콘텐츠 생산 관련 강의를 많이 하고 있는데 어떤 동영상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나.
A: 우선 누구를 위해 만드는 콘텐츠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과거보다 훨씬 더 개인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요즘 추세다.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들이 일반 대중들에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줬기 때문에 기존 뉴스에서 볼 수 없는 독창적이고 사적인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이제 동영상의 길이도 제약이 되지 않는다. 동영상 콘텐츠가 등장한 초기만 해도 사람들은 짧고 간략한 모바일 콘텐츠를 선호했지만 긴 영상에 대한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넷플릭스를 즐겨 보는 사람들은 2시간짜리 동영상도 눈을 떼지 않고 본다. 30분짜리 다큐멘터리를 보는 사람도 많다. 뉴스 동영상이라고 해서 짧게 만들어야 할 이유가 없다.

Q: 누구나 빅데이터를 언급하는 시대다. 빅데이터를 뉴스 콘텐츠에 어떻게 이용해야 하나?
A: 먼저 복잡하게 얽힌 데이터를 정리하고 이후 데이터 안의 스토리를 찾아내야 한다. 데이터 안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내고 발굴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것이다. 특히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주제와 접목시켜야 한다. 마지막으로 그 이야기를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여러 시각적 자료를 뒷받침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데이터를 너무 쉽게 믿는다. 하지만 데이터는 쉽게 조작할 수도 있다. 요즘 문제가 되는 가짜 뉴스를 만들 때도 데이터를 오용(誤用)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더더욱 데이터와 ‘사람 이야기(human story)’를 결합시켜야 한다.
양극화와 소득불평등에 관한 보도를 한다고 가정해보자. 단순히 데이터로만 이를 알려주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뿐 아니라 호소력을 지닐 수도 없다. 소득불평등에 시달리는 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보여주고 거기에 데이터를 더할 때만 가치를 지닌다.

Q: 소셜미디어의 등장으로 일부 기자들은 매체와 상관없는 유명세를 얻었다. 하지만 그만큼 기자 개개인의 업무 부담도 늘었다. 이제는 기자가 기사도 쓰고 동영상도 만들어야 하고 소셜미디어까지 관리해야 한다.
A: 기자 개개인이 그 자신만의 ‘브랜드’인 시대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특정 기자가 그의 소셜미디어에 올린 개인적 글조차 해당 기자가 소속된 언론 매체의 공식 입장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소셜미디어를 활발하게 운용하는 기자들은 자신의 의견이 회사의 의견처럼 보일 수 있다는 위험을 늘 인지해야 한다. 트위터 등에 개인적 의견을 올렸다 해고당한 기자들이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고로 해당 기자의 ‘퍼스널 브랜드’가 그가 소속된 매체의 태도, 방향, 목적과 맞아야 소셜미디어 활용이 더 빛날 수 있다.

CHAPTER 3

‘왜(why)’를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보도

버클리대 캠퍼스 전경

Q: 많은 언론이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 저널리즘의 미래를 우려하는 사람도 많다.
A: 알고리즘을 공개하지 않는 대형 IT 기업들의 힘이 너무 크다. 이들을 규제하는 ‘반(反) 독점법’ 입안을 주창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들은 엄청난 돈을 벌면서 이를 사회에 환원하지 않고 관련 데이터도 전혀 공개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콘텐츠까지 스스로 생산한다. 아마존과 넷플릭스는 이제 콘텐츠 생산기업이다.
이런 상황에서 저널리즘의 미래를 논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다. 틈새시장을 공략해 구독료로 살아남는 몇몇 매체가 있지만 구독료로 이런 IT 기업과 맞설 수 있겠나. 사람들이 더 이상 언론이나 언론인을 신뢰하지 않는다. 미디어 업계 전반에 대한 신뢰가 사라진 시대일수록 더더욱 ‘좋은 저널리즘(good journalism)’으로 그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 아직은 누구도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Q: 디지털 시대의 ‘좋은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A: 사람들에게 ‘왜(why)’를 설명하고 이해시킬 수 있는 보도다. 특정 사건의 정황만 알려주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기사를 읽는 사람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사람들을 납득시켜야 한다.
이런 보도는 단순히 사실(fact)을 나열한 보도를 넘어선 힘과 영향력을 지닌다.

Q: ‘저널리즘의 위기’ 시대에 저널리즘을 가르치는 교수로서 당신의 목표는 무엇인가.
A: 학생들이 정직하고 진실성(integrity) 있는 기사를 쓰면서 기업가 정신까지 함양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목표다. 저널리즘이 위기를 맞았지만 학생들을 가르칠 때마다 ‘아직 저널리즘에 희망이 있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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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ay

업데이

휴머니즘과 인공지능이 결합한 뉴스앱 ‘업데이’

글 독일 베를린 |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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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아내와 독일 베를린으로 이민을 간 김한주 씨(30)가 수시로 이용하는 뉴스 애플리케이션(앱)이 있다. 2016년 2월 독일 최대 미디어그룹 악셀슈프링어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출시한 ‘업데이(Upday)’다.
김 씨는 베를린에서 만난 기자에게 “그간 구글, 애플 등 많은 뉴스 앱을 이용했지만 업데이 앱이 가장 이용하기 편하다”고 했다. 기자는 업데이를 사용하는 김 씨 모습을 옆에서 지켜봤다. 실제로 김 씨는 액 10분 간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도대체 어떤 앱이길래 이렇게 빠져드나” 싶어 절로 궁금증이 일었다.
업데이는 2016년 2월 독일, 폴란드, 영국, 프랑스 4개국에서 각각의 언어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약 1년 반 만에 이용자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 그 비결이 뭘까. 9월 29일 독일 베를린 시내 한복판에 위치한 업데이 사무실을 찾았다.

CHAPTER 1

인공지능과 휴머니즘의 만남

업데이 직원 100여 명의 절반 정도는 사용자 선호도 맞춰 기사를 골라주는 알고리즘 개발자들이다.

기자를 맞이한 업데이 최고전략책임자(CSO) 마이클 파우스티안(40) 이사는 “업데이의 성공 비결은 휴머니즘과 인공지능(AI)의 조화”라고 했다. 무슨 뜻일까. 업데이 앱을 보면 이해가 쉽다. 업데이 앱은 사용자가 ‘알아야 할 뉴스(Top news)’와 사용자가 ‘알고 싶어 하는 뉴스(My news)’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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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를 맞이한 업데이 최고전략책임자(CSO) 마이클 파우스티안(40) 이사는 “업데이의 성공 비결은 휴머니즘과 인공지능(AI)의 조화”라고 했다. 무슨 뜻일까. 업데이 앱을 보면 이해가 쉽다. 업데이 앱은 사용자가 ‘알아야 할 뉴스(Top news)’와 사용자가 ‘알고 싶어 하는 뉴스(My news)’로 구성돼 있다.
‘알아야 하는 뉴스’는 약 20명의 업데이 소속 기자 및 숙련된 편집자들이 2000개가 넘는 각 언론사로부터 받은 기사 중에서 선별한 중요 기사를 말한다. 사용자에게 하루 약 20개 제공된다. 단 기사는 원문 그대로가 아니라 2~3문장 이내로 요약된 형태다. 사용자가 짧은 시간 내에 사안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기자들이 압축적으로 정리한다.
파우스티안 이사는 “브렉시트 관련 기사를 올린다고 치자. 업데이 에디터들은 ‘짧은 요약문(short summary)’과 ‘한 눈에 보는 기사(article at a glance)’를 직접 써서 뉴스와 같이 올린다”고 했다. 독자들이 굳이 기사를 클릭하지 않아도 어떤 이슈가 중요한지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의미다.
그는 “대형 사건이 터졌을 때는 독자에게 ‘이 사건이 이런 이유로 일어났구나’라는 배경 설명을 반드시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편집이 없이 100% 알고리즘에만 좌우되는 다른 딱딱한 뉴스 앱과 달리 업데이 앱은 이런 ‘휴먼 터치(human touch)’가 있어 딱딱하고 긴 기사도 이해하기 쉽다고 강조했다.
‘알고 싶어 하는 뉴스(My news)’에는 업데이가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이 선별한 뉴스들이 담겼다. AI가 개별 사용자의 관심사와 선호를 분석해 맞춤형 뉴스를 제공한다. 어떤 사용자가 총격 사건에 관한 기사에 오랜 시간 본다면 총기류 관련 기사를 주로 추천한다. 다른 사용자가 스포츠 기사를 읽지 않고 화면을 넘겼다면 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스포츠 관련 기사를 잘 제공하지 않는다.

CHAPTER 2

광고도 사용자 별로 달리

업데이는 유럽 전역으로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돈은 어떻게 벌까. 바로 광고다. 광고 역시 사용자의 관심사에 따라 다르게 노출한다. 패션에 관심 있는 사용자에게는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업체의 광고가,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용자에게는 나이키나 아디다스 광고가 뜨도록 했다.
업데이가 게재하는 카드뉴스 10~12장 중 1장 정도의 비율로 광고가 들어간다. 파우스티안 이사는 “독자들을 짜증나게 할 만큼 비중이 높지 않고 광고가 읽기 싫은 독자는 그냥 손가락으로 해당 광고를 넘기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광고 배너나 애드센스도 없고 광고 차단을 방해하는 기능(애드 블락커)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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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어떻게 벌까. 바로 광고다. 광고 역시 사용자의 관심사에 따라 다르게 노출한다. 패션에 관심 있는 사용자에게는 샤넬, 에르메스 등 명품업체의 광고가, 스포츠를 좋아하는 사용자에게는 나이키나 아디다스 광고가 뜨도록 했다.
업데이가 게재하는 카드뉴스 10~12장 중 1장 정도의 비율로 광고가 들어간다. 파우스티안 이사는 “독자들을 짜증나게 할 만큼 비중이 높지 않고 광고가 읽기 싫은 독자는 그냥 손가락으로 해당 광고를 넘기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광고 배너나 애드센스도 없고 광고 차단을 방해하는 기능(애드 블락커)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업데이는 현재 유럽에서 판매 중인 삼성 갤럭시폰에서만 이용할 수 있다. 유럽 내 다른 국가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지만 아직 아시아 지역으로 출시한 계획은 없다고 했다.
파우스티안 이사는 “아직 한국에서는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를 원하는 독자들이 많지 않다고 들어 아쉽다. 한국에 진출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업데이 앱이 기존 포털 사이트나 소셜미디어와는 완전히 다른 뉴스 소비 사용자 경험(UI/UX)을 제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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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컬럼비아대 타우 센터를 가다

글 미국 뉴욕 | 이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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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구글의 광고 네트워크나 페이스북의 뉴스피드가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는 주된 원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렇게 단순한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저널리즘 스쿨 디지털 저널리즘 연구기관인 타우 센터(Tow Center)의 조나단 올브라이트 리서치 이사가 8월 1일 컬럼비아대를 찾은 기자에게 한 첫 마디다. 그는 ‘가짜 뉴스(fake news)’를 반복적으로 공유하는 페이지의 광고를 차단해 수익을 낼 수 없도록 하더라도 가짜 뉴스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브라이트 이사는 데이터 저널리즘 전문가이자 가짜 뉴스 분석 전문가다. 그는 미국 대선 기간에 러시아, 교황과 연계된 가짜 뉴스가 온라인상에 확산되는 ‘가짜 뉴스 생태계’를 지난해 11월 발표해 미국 내 큰 반향을 일으켰다. 또 올해 10월 초에도 페이스북 광고를 통해 퍼져나간 러시아발 선전의 도달 수가 페이스북의 예상치(1000만 회)를 훌쩍 뛰어넘는 수억 회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타우 센터 1층 회의실에서 만난 그는 캐주얼한 셔츠과 면바지, 스니커즈 차림의 편안한 복장을 하고 있었다. 미소를 지으며 악수를 청하는 첫인상은 서글서글했다. 그러나 인터뷰가 시작되자 준비한 노트를 펴고 질문과 답변을 왼손으로 빼곡히 적는 모습은 그가 깐깐한 데이터 연구자라는 사실을 말해줬다.

CHAPTER 1

가짜 뉴스 가려주는 데이터 저널리즘

데이터 저널리즘 전문가이자 가짜 뉴스 분석 전문가인 조나단 올브라이트 교수.

최근 미국에서는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온라인 상의 가짜 뉴스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라는 결과에 큰 영향을 줬다는 비판이 거세다. 올브라이트는 “입증되지 않은 주장과 불완전한 증거로 비판만 하는 것은 사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없다”며 “가짜 뉴스의 생태계를 보면서 가짜 뉴스가 확산되는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야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당시 미국 일론대(Elon University)에서 데이터 기반 스토리텔링을 가르치던 올브라이트 이사는 가짜 뉴스가 대선 기간 동안 온라인을 통해 확산된 경로를 네트워크 맵으로 제작했다. 300개가 넘는 뉴스 유통업체의 130만 개 URL 트래픽을 수집 분석했다. 그 결과 소셜미디어 사이트와 주류미디어 사이트 외에도 가짜 뉴스 관련 트래픽을 유발하는 강력한 허브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컨서버피디아(Conservapedia, 우익들을 위한 위키피디아)’, ‘Rense’ 같은 우익 선전 매체 사이트들이었다.
“충격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결과였습니다.” 그는 당시의 느낌을 이렇게 설명했다. 가짜 뉴스 배포 사이트들은 구글, 페이스북의 랭킹 알고리즘을 영리하게 이용했다. 무슬림, 여성, 유대인, 홀로코스트 등 특정 주제에 대한 정보를 쏟아냄으로써 랭킹 알고리즘 상의 자신의 순위를 높였고, 검색어 상위에 올라가면서 방문자가 늘어나는 포지티브 피드백이 생겼다. 이들의 콘텐츠 가치가 점점 더 높아지면서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관련 검색어가 나오면 이들의 뉴스를 우선적으로 보여줬다.
“뉴스 배포 사이트의 ‘생태계’를 보지 않았더라면 절대 알 수 없었을 부분입니다. 이렇게 정보 간의 관계를 분석해서 새로운 ‘영향(impact)’을 끌어내는 게 진정한 데이터 기반 스토리텔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현재 의료 정보와 관련된 연구도 하고 있다. 사람들이 인터넷에 어떤 의료 정보를 검색하는지, 어떤 정보를 보고 수술할 병원을 결정하는지 등 의료 정보가 흐르는 네트워크를 한 눈에 나타낼 계획이다.
그는 미래에는 이와 같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텔링이 인공지능(AI) 등에 의해 자동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디오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어플리케이션이 좋은 사례다. 다양한 영상, 장소, 텍스트 정보를 종합해서 하나의 비디오 스토리를 만들어주는 기술이 점점 더 발전하면 데이터 저널리즘도 훨씬 간편해질 수 있다.
“그럴수록 남들과 다른 통찰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질 겁니다. 현재 많은 미디어가 정보를 인터랙티브하게 보여주는 데 치중하고 있는데, 독자들은 일일이 클릭해야 하는 복잡한 정보를 사실 원하지 않습니다.”
올브라이트 이사는 미래의 데이터 저널리즘이 해결해야할 문제가 ‘데이터 기근’일 것이라고 말했다. 5~10년 안에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가 다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갈수록 대형 기업들이 자신들이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들이 어떤 정보를 수집하는지, 어떤 정보를 보관하는지, 왜 보관하는지를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CHAPTER 2

‘콘텐츠 향상’보다 ‘지불 방식’ 개선이 우선

월스트리트저널에서 4년 동안 수석 프로그래머로 근무했던 수잔 맥그리거 교수.

한편 올브라이트 이사의 동료인 수전 맥그리거(36) 컬럼비아대 교수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가 좋은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보다 이것에 적절히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맥그리거 교수는 2011년 타우 센터에 합류하기 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4년 동안 뉴스그래픽 팀 수석 프로그래머로 근무했다. 디지털 혁신을 선도하는 회사에서 근무한 경험 때문일까. 그는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미디어가 살아남는 방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콘텐츠보다 시스템이라는 다소 의외의 답변을 내놨다.
“시간과 지역의 경계가 사라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사가 점점 혼합되고 있습니다. 매체나 주제를 한정하지 않죠. 하지만 미디어들은 어떤가요. 워싱턴포스트(WP),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를 보려면 각각 3개의 독립된 계정을 가지고 3번을 로그인해야 해요. ‘악몽(nightmare)’입니다.”
그는 하나의 통합된 계정이나 계좌를 두는 등 콘텐츠를 편리하게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제안했다. 그는 아이튠스나 넷플릭스를 예로 들었다. 불법 복제가 판을 치던 음악 산업과 영화 산업이 다시 활기를 띠게 된 것은 정당한 지불 방식 시스템이 제공됐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그는 “물론 하나의 조직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미디어가 공동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 문제도 있다. 대표적 예가 광고. 맥그리거 교수는 광고 때문에 기사가 나오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고 소비자들이 맬웨어 같은 악성 소프트웨어 노출될 수 있다는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의 광고 알고리즘은 사용자가 맨 마지막으로 봤던 웹페이지를 참고해 광고를 보여주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꼭 맞는 광고를 제공할 수 없다는 단점도 있다.
그는 “미 미식축구 결승전인 슈퍼볼 광고는 슈퍼볼 경기만큼 인기가 많다”며 “광고가 반드시 끔찍하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사용자들이 광고의 어떤 부분에 불편함을 느끼는지 시간을 들여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의 가장 큰 장점은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정확하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인만큼 사용자 반응을 통해 광고를 개선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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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팩트체커들이 보는 240번 버스 사건

글 미국 워싱턴·필라델피아·세인트피터즈버그 독일 베를린

권기범 기자·황성호 기자·김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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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1일 서울에서 일어난 ‘240번 시내버스 사건’은 가짜 뉴스 바이러스의 발생과 유포, 그리고 결과를 반면교사처럼 보여줬다. “아이만 내렸다고 엄마가 울부짖었지만 운전사는 묵살하고 버스를 몰았다”는 거짓 정보를 무책임한 누리꾼이 온라인에 올렸다. 성급한 누리꾼들이 운전사에 대한 악의적 댓글을 달고 무차별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퍼 날랐다. 속보 경쟁에 몰두한 인터넷 매체들은 확인도 없이 포털 사이트에 경쟁적으로 기사를 올렸다. 버스 운전사는 며칠간 지옥 같은 고통을 맛봐야 했다.
저널리즘 윤리에 취약한 일부 인터넷 매체와 포털 사이트가 ‘만들어 낸’ 이 가짜 뉴스 사건. 우리보다 오랜 저널리즘 전통과 20, 30년의 팩트체크 경험이 있는 미국 언론 전문가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동아일보는 9월 18∼22일 미 3대 팩트체크 매체인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 ‘팩트체커’, 탬파베이타임스 ‘폴리티팩트(Politifact)’, 펜실베이니아대 아넨버그공공정책센터 ‘팩트체크.org’ 담당자를 만났다.

CHAPTER 1

“사랑한다는 엄마 말도 검증하는 게 언론”

9월 19일 미국 워싱턴 워싱턴포스트 본사의 사무실에서 만난 글렌 케슬러 WP 팩트체커팀 기자가 자신들이 일하는 사무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책상에는 팩트체커팀의 상징과도 같은 ‘피노키오’ 인형과 포스터가 가득 놓여 있다.

“언론사 기사도 팩트체크가 필요한 시대인데 익명의 글을 그대로 기사화했다고요? 굉장히 불행한 일이네요.”
9월 19일 오전(현지 시간) 워싱턴 WP 본사 회의실. 팩트체커 기자 글렌 케슬러(58)는 ‘240번 버스 사건’ 설명을 듣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케슬러 기자는 “미국 언론계에는 ‘어머니가 너를 사랑한다고 말했다면 그것도 팩트체크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한국 미디어는 성급한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케슬러 기자는 2011년부터 팩트체커에서 주요 정치인 발언의 사실 여부를 검증하는 일을 하고 있다. 검증이 끝나면 거짓말을 하면 코가 길어지는 피노키오로 점수를 매긴다. 피노키오가 4개면 완전히 거짓말이라는 뜻이다.
같은 달 22일 필라델피아에서 만난 ‘팩트체크.org’의 유진 킬리 이사도 “사건 일체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언론사(기자)는 자신이 확인한 내용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취재가 불충분해 팩트를 100% 확인하지 못했다면 기사가 의도와 상관없이 대중에게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그 우려를 차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폴리티팩트 루이스 제이컵슨 기자(47)도 “익명으로 올라온 글을 그대로 옮기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기사를 인터넷에 올리기 전 사건 당사자나 관련 기관을 통한 사실관계 확인은 너무나도 당연하다는 것이다.

CHAPTER 2

“수익만을 위한 무차별 속보가 문제”

9월 19일 미국 워싱턴 폴리티팩트 워싱턴 사무실에서 만난 루이스 제이컵슨 폴리티팩트 기자가 사무실에 놓인 각종 기념품과 상징물을 설명하고 있다. ‘오바미터’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 등을 팩트체크할 당시 만든 일종의 상징물이다.

“정보 전달 속도가 중요해졌지만 정작 사실이냐 아니냐는 뒷전이다. 그게 문제다.”
같은 날 WP에서 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폴리티팩트 사무실에서 만난 제이컵슨 기자가 무릎을 치며 말했다. 그는 ‘240번 버스 사건’은 수익을 위해 클릭 수에만 목을 맨 나머지 가짜 뉴스를 쏟아내는 미 사이비 언론 행태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봤다. 케슬러 기자도 온라인 속보 시대의 고충을 토로했다. “팩트체크 매체의 노력으로 정치인들도 ‘거짓말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있다. 그러나 예전보다 거짓말이 더욱 빨리 퍼지는 시대라 사실 해결책이 뭔지 잘 모르겠다.”
제이컵슨 기자가 8년째 일하는 폴리티팩트는 나름의 진실 등급 시스템이 있다. ‘진실 측정도구(Truth-O-Meter·‘진실이 문제’라는 중의적 의미)’라고 불리는데 기사 하나에 에디터 3명이 반나절 동안 달라붙어 검증하고 등급을 매긴다.
이처럼 팩트체크에 진력하는 미국도 최근 사이비 언론 웹사이트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한다. 사이비 인터넷 매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들 3개 팩트체크 매체는 페이스북과 손을 잡았다. 가짜 뉴스로 추정되는 글이 다수에게 공유되고 있다는 점을 감지하면 페이스북은 이들 매체에 팩트체크를 의뢰한다. 이들은 취재와 확인을 거쳐 검증을 끝낸 뒤 이를 회신해준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기사 링크 아래 “이 기사는 팩트체크를 거쳤습니다”라는 알림 메시지를 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 사회와 정치의 양극화가 더 심화되는 것도 건강한 사실 검증 문화를 가로막는 벽이라고 이들은 지적했다. 제이컵슨 기자는 “비슷한 견해를 가진 사람들끼리 소통하는 SNS로 정보를 접하는 시대다. 반대 의견을 접할 기회가 거의 없다.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리 검증을 해줘도 소용이 없다”고 말했다. 킬리 이사도 “우리는 나름의 판단을 전달할 뿐이고, 판단은 결국 독자의 몫”이라고 말했다.

CHAPTER 3

가짜뉴스 검증 이렇게…웹사이트 소개-기자 이름 확인하고 출처 불명확한 사진 쓰면 거의 가짜

유진 킬리 팩트체크.org 이사가 9월 22일 미국 필라델피아 펜실베이니아대 캠퍼스 내 자신의 사무실에서 인상깊었던 자신의 취재 경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팩트체크.org는 다른 사실 검증 매체들과 달리 과학 분야에 특화된 팩트체크인 ‘사이체크(Scicheck)’로 유명하다.

가짜 뉴스는 공인과 유명인뿐 아니라 일반인까지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 가짜인 줄 모른 채 믿었던 사람도 피해자인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뉴스 수용자가 어느 정도 검증 능력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국제팩트체크네트워크(IFCN)와 폴리티팩트(PolitiFact), 코렉티브(CORRECTIV) 등 각국의 팩트 체크 기관은 자국의 뉴스 수용자를 위해 가짜 뉴스 검증법을 제시하고 있다. 동아일보는 각 기관이 제시한 팩트 체크 가이드라인을 토대로 한국의 온라인 이용 실태에 맞춘 가짜 뉴스 검증 요령을 마련했다.
가장 먼저 자극적인 제목은 일단 의심해야 한다. 같은 사안을 놓고 다른 매체에 비해 자극적인 내용이 더 많을 경우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추가한 뉴스일 가능성이 크다. 가짜 뉴스를 검증하는 독일의 비영리단체 코렉티브 관계자는 “언론사 이름을 걸더라도 평소와 다르게 수위가 높은 내용이라면 가짜 뉴스일 확률이 매우 높다”고 조언했다.
기사를 제공하는 언론사 웹사이트도 잘 살펴봐야 한다. 가짜 뉴스가 올라온 웹사이트는 대부분 구체적인 소개가 없다. 한국에서는 ‘포털사이트 게시판’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출처로 소개하는 뉴스가 유독 많다. 이런 뉴스는 대부분 검증을 거치지 않은 뉴스일 가능성이 크다. 이 때 대부분 한쪽의 의견만 반영한다. ‘240번 버스’ 사건이 대표적이다.
출처가 명확하지 않은 사진을 쓴 경우 가짜 뉴스일 가능성이 높다. 가짜 뉴스를 만드는 사람들은 직접 현장에 가서 사진을 찍는 경우가 드물다. IFCN 운영 기관인 포인터재단의 알렉시오스 맨잘리스 총괄은 “결론은 투명성을 높이는 것이다. 언론은 뉴스를 보도할 때 기사를 작성한 기자가 누구인지, 취재원이 누구인지 더 상세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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